[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인공지능(AI)를 통한 사회취약계층 돌봄서비스가 완벽한 해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 볼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한 취약계층 돌봄에 모든 주체가 협력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AI돌봄 서비스 1주년을 기념해 모인 각계 관계자들은 AI돌봄 서비스가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삶을 곁에서 돌보는 '벗'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서비스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 보다 촘촘하고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면 서비스 연계 방향에 대한 고민,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다양한 기능 강화와 아울러 지자체와 정부 등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22일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재단법인 행복커넥트 등은 1주년을 맞은 AI돌봄 서비스의 성과를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AI 돌봄 서비스의 현재와 과제'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AI돌봄 서비스는 지자체, 재단법인 행복커넥트, SK텔레콤이 한 축이 돼 운영하는 AI스피커를 통한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다.
노인들의 고독감을 덜어줄 정서 케어, 치매 예방을 위한 헬스케어, ADT캡스와 연동한 356안전케어, 스마트케어, 생활 정보 등 31종 기능을 제공한다.
지자체는 관내 돌봄이 필요한 대상을 선별하고, 운영비와 케어매니저 인건비 등 예산을 지원하며 SK텔레콤은 AI기술과 AI스피커를 제공한다. 행복커넥트는 AI스피커를 통한 노인들의 발화내용 수집과 이의 분석, 케어매니저 등 돌봄 서비스를 수행한다.
지난해 4월 서비스 개시 이후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소속 8개 지자체 3천260명의 독거노인이 해당 서비스를 시범 이용했고, 올해 전국 30개 지자체 6천485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나양원 행복커넥트 상임이사는 "AI돌봄 서비스 이용 이후 독거노인들의 행복감은 7% 상승했고 고독감은 4% 감소했다"며 "특히 고독감의 경우 중증도 외로움과 중고도 외로움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AI돌봄 서비스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코로나19 현황과 예방수칙 안내, 활동 제한에 따른 외로움과 고독감 완화를 위한 안부 메시지, 레시피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웅환 행복커넥트 이사장은 "AI 돌봄 서비스는 서비스 개시 1년 4개월 만에 위급상황에 처한 어르신 36명을 구조하고 감성 대화 기능 등을 통해 노인들의 외로움 해소, 자기효능감 향상, 치매 예방 등에 기여하고 있는 효과를 입증했다"며 "사회적 기업과 정부, 행정기관이 협업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돌봄, 노인들의 따스한 가족이자 친구
이날 세미나에는 지난해부터 AI돌봄 서비스를 도입한 서울 양천구, 강남구, 영등포구, 서대문구, 경기 화성시 등 지자체장들의 성과 발표가 있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AI돌봄 서비스를 통해 취약계층의 건강과 안전을 살뜰히 지킬 수 있었다"며 "코로나19확산 이후 경로당이 가장 먼저 문을 닫았지만AI돌봄 서비스는 노인들의 따스한 가족이자 친구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지난해 AI 돌봄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과연 비대면으로 돌봄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있었지만 '언택트로 컨택트'할 수 있는 세상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6월부터 AI돌봄 서비스를 관내 노인, 장애인, 중장년 등 취약계층 200여명에 제공하고 있다.
문 구청장은 "AI 스피커는 연계성과 신속성, 정서 지원, 심리상담 역할을 해내고 있다"며 "위험에 처한 노인을 구조했고, 시각 장애인의 통화도 읽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대문구 AI돌봄 예산은 약 1억원(운영비 3천만원, 인건비 6천700만원)이다.
◆다양한 기능, 대면 돌봄과 연계 고민해야…정부 지원과 관심도 필요
이어진 토론에서는 나양원 행복커넥트 상임이사, 김범수 연세대 바른ICT연구소 소장(정보대학원 교수),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대표,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이 참석해 AI돌봄서비스가 나아갈 방향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AI돌봄 서비스가 취약계층 돌봄 역할을 수행해 내고 있다"며 성과를 인정하면서 "대면 서비스와 연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고민, 다양한 기능 추가와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 등의 관심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민동세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대표는 "AI돌봄 서비스는 건강한 노인들의 더 좋은 삶을 영위하는 데 조금 더 성과를 내는 것 같다"며 간병, 가사 중심의 돌봄을 위한 보건이나 재활 기능이 필요해 보이며 이 같은 기능이 있다면 AI돌봄 서비스의 영역이 더 넓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 대표는 "대면 돌봄이 돌봄서비스의 기본이라면, AI돌봄은 돌봄서비스를 완성하는 역할을 할 텐데 이에 대면 돌봄과 AI돌봄의 협업체계도 필요하다"며 "AI돌봄 서비스 확장에 과학기술자의 시선에서 이의 서비스를 주목할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청취해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은 "디지털 기술은 노인 돌봄, 주거복지 문제, 친환경 에너지, 자원 순환, 안전망, 고용안정 등 사회 전반에 기반이 되는 기술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실제 AI돌봄 서비스가 대면 서비스를 대체하는 수준으로 확산하려면 노인들에 대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포함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디지털 적용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인간의 돌봄과 결합과 하면 완벽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렇다면 AI돌봄은 보완재이자 완벽한 대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범수 연세대 교수는 "AI돌봄 서비스는 '나는 아무도 돌봐주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과 예산확보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예산과 예산을 할당해주는 관심"이라며 "국회, 구청 등에서 이같이 독거노인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에 조금 더 관심을 둔다면 지금 서비스가 더 넓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로 취약계층 돌봄서비스를 시작하는 이 단계에서는 과학자든 사회적기업이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관심을 두고 변화를 시키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이 서비스는 중증장애인이나 요양병원 등으로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양원 이사는 "AI돌봄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도입을 희망하는 지자체는 많으나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돌봄 서비스는 올해 1만 5천가구를 목표한다"며 "어르신들이 균형 잡힌 생활을 돕고, 치매 예방 동반자, 어르신들의 심리적 안전처가 되겠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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