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대한민국 중공업의 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을 방문해 가스터빈 블레이드에 이같이 서명했다.
두산그룹은 계열사 매각 등 3조원 자구안 이행에 성공하더라도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해상풍력,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두산중공업은 석탄 화력 발주 감소와 탈원전 정책 여파로 경영난에 몰렸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중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춰 체질 변화를 시도 중인 두산 중공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문 대통령이 큰 관심을 보인 가스터빈에 공을 들여 왔다. 2013년부터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지난해 세계 다섯 번째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내연기관으로, 복합화력과 열병합발전소의 핵심기술이다. 대기오염물질이 석탄발전의 3분의 1에 불과해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그 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 ·상용화를 위해 1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왔다. 2034년까지 국내에서 약 20GW 규모의 가스발전 증설이 전망되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은 국내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국내 가스터빈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의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가스터빈 서비스 사업도 현재 프로젝트 수행 중인 미국, 멕시코 외에 이집트, 사우디 등으로 수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에도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 해상풍력시장은 향후 10년간 12GW 이상 추가 확대될 전망인데, 두산중공업도 이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2025년 해상풍력을 연매출 1조원 이상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산중공업은 탐라해상풍력, 서남권해상풍력에 풍력발전기를 공급했다. 3MW, 5MW 등 해상풍력발전기 모델을 자체 보유하고 있으며, 8MW 대형 신규모델은 2022년 개발 완료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한국석유공사와 '동해1 부유식(바다 위에 떠 다니는) 해상풍력 발전사업 한국형 공급체계' 협약을 맺고 부유식 해상풍력 터빈 발전기 제작도 맡기로 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풍력사업은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 빠른 성장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필수적인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력도 보유한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에너지 공급량 확대를 위한 통합솔루션 제공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창원시와 함께 국내 최초 수소액화플랜트 사업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 대주주들이 보유했던 두산퓨얼셀 지분(23%, 약 5천700억원 규모)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면서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의 최대 주주가 됐다. 두산은 중공업과 퓨얼셀의 시너지로 수소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고, 부산물로는 물이 발생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수주액 1조원을 넘겼고, 올해도 이 기조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서 그린뉴딜 정책에 부응하는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공급해 나갈 계획"이라며 "가스터빈, 해상풍력, 수소사업 등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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