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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지주사 전환 ㊥] 이해욱 회장의 승부수…시총 되레 3천억 증발


디엘이앤씨, 사업·재무구조 동반 악화…유상증자 후 지분스왑 가능성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고 있는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지난 8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고 있는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지난 8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대림산업을 분할해 건설과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지주사 체제로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독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뒤 1주일 만에 시가총액이 무려 3천200억원 증발했다. 분할이 이뤄질 경우 대림산업의 사업다각화 효과가 약화되는 데다 부채비율도 소폭 상승하면서다. 또, 이해욱 회장 중심의 경영권만 강화해주는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동시에 추진해 대림산업을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디엘 주식회사(가칭)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디엘이앤씨(가칭), 석유화학회사인 디엘케미칼(가칭)로 분할하게 된다.

분할비율은 디엘 44%, 디엘이앤씨 56%다. 디엘은 석유화학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디엘케미칼을 신설하게 된다. 대림은 12월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지주회사를 출범한다. 분할을 통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을 추구하고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의 시장 반응은 차갑다. 대림산업의 주가는 발표날인 지난 10일 종가 9만2천800원에서 16일 8만3천400원으로 무려 10.1% 하락했다. 이로써 대림사업의 시가총액은 불과 1주일만에 3천200억원 넘게 증발했다.

업계에서는 ▲디엘이앤씨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분할 이후 디엘이앤씨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재무구조 악화 ▲주주환원 대책 미흡 등에 원인이 있다고 내다본다. 대림의 지배구조는 '이해욱→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으로 구성돼 있다.

분할 이후에는 대림코퍼레이션이 디엘과 디엘이앤씨를 21.7%씩 지배하고 디엘은 100% 자회사 디엘케미칼을 지배하게 된다. 분할 신설지주사인 디엘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에 나서기 위해서는 디엘이 주식공개매수, 현물출자 등의 방식으로 디엘이앤씨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디엘이 대림코퍼레이션 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디엘이 보유한 디엘이앤씨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데다 디엘은 디엘이앤씨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당분간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디엘이앤씨는 분할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및 재무구조가 동시에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이 부진할 경우 석유화학부문에서 리스크 관리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디엘이앤씨의 부채비율 역시 분할 전 74.4%에서 96.5%로 20%포인트 가량 증가한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대림산업은 이번 분할 절차 완료 이후 주식공개 매수 및 현물출자 방식 등으로 디엘이앤씨 지배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디엘이앤씨는 분할 전 대림산업과 비교하면 사업다각화 효과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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