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수소사회' 구현의 선봉장으로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자동차 분야를 넘어 비자동차 분야의 수소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스위스의 수소저장 기술 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 및 유럽의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첫 수출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가 핵심 기술 수출 승인을 받았다.
수소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인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비 자동차 부문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에 4천987대가 팔린 넥쏘를 앞세워 수소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이번 수출을 통해 완성차 판매라는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뛰어넘어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서 진정한 수소사회의 실현을 앞당긴다는 목표다. 이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목표이기도 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수소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국가들이 추진 중인 수소도시가 미래 수소사회를 앞당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수소도시는 완벽한 수소사회로 가는 디딤돌이며, 수소사회의 비전과 이점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소위원회는 2017년 다보스포럼 기간 중에 출범한 수소 분야 글로벌 CEO 협의체다. 현대차를 비롯해 토요타, BMW, 에어리퀴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정 수석부회장은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민간 전문가로 위촉돼 활동 중이다. 수소경제위원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를 아우르는 지휘본부로 민·관·산·학 최고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보고자로 나서 수소산업의 중요성을 직접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연료전지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일상의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을 통해 정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수소사회 구현에 한걸음 더 다가간 셈이다. 현대차가 수출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되는 95kW급 연료전지 시스템이다. GRZ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은 해당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해 비상 전력 공급용 및 친환경 이동형 발전기를 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호주의 국책연구기관인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및 세계 4위의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와 수소 생산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수소 생산·저장·운송 등 공급 인프라 관련 혁신 기술을 상용화해 글로벌 수소 공급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수소사회 구현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출을 계기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동시에 미래 에너지 주도권 확보를 위한 수소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본업인 수소전기차 분야에서의 존재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대한 기술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수소트럭을 상용화한 현대차가 더욱 주목받는다.
현대차는 올해 7월에는 세계 최초로 30톤급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해 스위스로 수출했다. 내년부터 유럽 시장을 공략을 본격화하고, 2022년에는 북미와 중국 시장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