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허가를 요청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소프트웨어나 기술로 개발, 생산한 반도체를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 제재안이 오는 15일 발효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설계 소프트웨어부터 생산 장비까지 미국의 기술이 포함되지 않은 분야는 거의 없다.
특히 화웨이는 반도체 업계에서 '큰 손'으로 불리는 대형 고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액은 208억 달러로, 애플(361억 달러), 삼성전자(334억 달러)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2%, 11.4%에 달한다.
실제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미국 행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수출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대 D램 공급업체가 모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일단 "고객사와 관련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승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만일 미국 정부가 기업들에게 판매 허가를 내준다면 추가로 제재안을 내놓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승인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제도권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기업들이 이미 수출 허가 신청을 했거나, 앞으로 할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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