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SK바이오팜이 오는 11일 코스피200 지수에 특례 편입된다.
역대 최대 규모인 31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집하면서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를 새로 쓴 SK바이오팜의 코스피200 편입을 앞두고 SK가(家) 고(故)최종현 회장에 이은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 뚝심 경영이 재계 안팎의 눈길을 끈다.
SK는 최종현 회장에 이어 최태원 회장까지 2대에 걸쳐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결과 SK바이오팜으로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결같이"를 줄곧 주창해온 뚝심경영이 빛을 낸 결과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SK가 최근에야 바이오에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선대회장부터 이어진 그룹의 30년 숙원 사업이었다"면 "적자를 보면서도 연구개발(R&D)을 이어왔고 총수의 뚝심 투자가 빛을 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9일 시장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일로부터 15거래일 동안의 일평균 시가총액이 전체 보통주 중 상위 50위에 해당할 경우 코스피200 특례 편입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상장과 동시에 주가가 공모가(4만9천원) 대비 160% 상승하면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0위권에 안착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특례 편입 이후 패시브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제기된다. 코스피200 지수는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기초자산임은 물론 상장지수펀드(ETF) 등 각종 금융상품의 벤치마크(운용기준) 지수로도 폭넓게 활용되기 때문이다.
최종현 회장은 1993년 SK 대덕연구소에 신약개발연구팀을 만들며 불모지와 같았던 바이오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바이오, 제약 사업은 고부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영역인데다, 글로벌 시장에 자체개발 신약 하나 없던 한국에서는 '신약주권'을 향한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당시 무모한 도전이라 평가받던 바이오 산업은 이제 SK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은 최태원 회장은 2002년 "2030년 이후 바이오 분야가 그룹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한 이래 꾸준히 적자 사업부에 힘을 실어줬다. 최 회장은 지난 27년간 '파머슈디컬(제약이라는 뜻)'의 첫 글자를 따 'P프로젝트'를 직접 이끌어왔다.
그는 외환위기(IMF), 금융위기, 경영권 분쟁 등 대내외 악재에도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지켰다. SK㈜가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신약 개발 조직을 따로 분사하지 않고 지주사 직속으로 둬 투자와 연구를 지속하게 한 것 역시 최 회장의 의지를 보여줬다.
2011년에는 신약 개발 사업을 하는 SK바이오팜을 별도 법인으로 만들고, 2015년엔 원료의약품을 생산·판매하는 SK바이오텍을 떼어내 아일랜드·미국 등지 회사들을 인수·합병(M&A)해 덩치를 키웠다.
최 회장의 뚝심과 철학이 없으면 불가능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선이다. 신약개발은 통상 10년~15년의 기간과 수 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고도 5천개~1만개의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연구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다.
코스피 200 지수에 편입되면 60조 원 정도로 추정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 펀드 등 패시브 자금이 해당 종목으로 대거 유입된다. 편입 전 주가와 지수 추종 자금 등에 따라 실제 유입금액은 차이가 크겠지만 SK바이오팜 역시 지수 조기 편입으로 1천억 원 안팎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는 SK바이오팜의 지수 편입에 따른 매입 수요를 1천900억원 정도로 예측했으며 KB증권 역시 추종 자금을 42조 원으로 가정하면 1천100억 원 정도라고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는 "코스피200 신규 편입으로 최근 정체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며 "이번 특례 편입 이후 패시브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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