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2조 백화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증축을 진두지휘했던 강남점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단일 점포 연 매출 2조 원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빅3'가 업계 순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단일점포 기준으로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매출을 뛰어넘으며 백화점 전체 1위까지 위협하고 있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전체 점포 매출로는 1위 롯데백화점에 이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백화점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2분기 매출은 6천665억 원, 영업이익은 4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40.6% 줄었다. 기존점 매출 부진과 해외 점포 부진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롯데쇼핑이 본격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당분간 폐점 비용은 증가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앞으로 5년간 백화점을 포함한 대형마트 등 718개 매장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곳 이상(약 30%)을 정리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타격에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해 2분기 적자 전환을 면치 못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3천53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3억 원(전년대비 -56.3%)으로 흑자를 이어갔다.
신세계백화점이 빠른 실적 회복을 이뤄낸 데에는 ▲지역 1번점 전략을 기반으로 한 대형점포의 실적 선도 ▲명품, 가전 등 동업계 대비 우위 장르 매출 호조세 ▲타임스퀘어점 1층 식품관 배치, 업계 최초 장르별 VIP 등 지속적인 유통 혁신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컸던 3월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28% 역신장을 기록했지만, 선제적 방역과 대형점포 중심의 빠른 매출 회복에 힘입어 6월에는 신장세로 돌아섰다.
줄곧 롯데백화점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신세계백화점이지만 백화점 1위 달성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희비를 가른 것은 정 총괄사장이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명품 경쟁력'과 '점포 규모' 전략 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소비 트렌드 변화로 명품이 백화점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출 신장률은 29%에 달한다. 다른 백화점의 경우 10%대에 그쳤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주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1층뿐 아니라 2~3층 등 다른 층에도 명품 브랜드를 넣어 '명품 백화점' 이미지를 굳혔다. 강남점 매출에서 해외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 총괄사장은 지역 거점마다 압도적 규모를 앞세운 '초대형 전략'도 한몫했다. 백화점 3사 중 점포 수는 가장 적지만 대형화를 통해 더 많은 집객 효과를 누렸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백화점 매출 상위 10개 점포 중 신세계는 4개 점으로 롯데(3개 점)·현대(3개 점)를 앞지른다. 신세계는 세계 최대 규모인 센텀시티점부터 대구점, 서울 최대 규모인 강남점까지 지역 거점마다 '초대형 점포'를 앞세워 1등 전략을 유지해 왔다.
신세계백화점은 정 총괄사장의 진두지휘로 '퀀텀 점프'에 자신감을 내치고 있다.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백화점으로 손꼽히는 위용을 갖추게 됐다고 신세계백화점 측은 강조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트렌드 세터들이 찾는 대한민국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했다.
정 총괄사장은 단일 점포 매출 1위를 달성에 만족하지 않고 업계 1위를 위해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있다. 지방 중소형 점포 비중이 높은 롯데백화점이 역성장하며 부진하지만 지난해 하락세에 접어든 국내 백화점 시장에서 기존점 매출이 늘며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면서 외형성장도 일궈나가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대형 점포 비중이 높은 신세계백화점이 다른 백화점보다 장사를 잘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불황이 지속되고 오프라인 업태 침체기가 길어질수록, 명품 경쟁력은 물론 더 많은 콘텐츠로 집객을 유도할 수 있는 대형 백화점만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롯데의 중소형 백화점들과 달리 지역 선두로 자리매김한 신세계 점포들 역시 신세계백화점 전체 성장률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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