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본 메모리 반도체가 하반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SK하이닉스의 고민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가격 변동이 심한 메모리 반도체 편중에서 벗어나 비메모리 반도체 확대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선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 전개하면서도 비메모리 반도체 영역을 차츰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증가하던 서버 수요가 하반기에 주춤하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모바일 등 세트 수요 회복이 더뎌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D램은 70% 이상을, 낸드플래시는 2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부분은 5~6%에 불과하다. 메모리 반도체 외의 매출은 이미지센서 부문과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 비메모리 반도체와 행복모아 등 다른 사업들로 채워진다.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변동이 심한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꼽힌다. 특히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 시대와 맞물려 시스템 반도체의 고속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시작 단계인 비메모리 사업 확장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들어 비메모리 분야인 이미지센서(CIS)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이미지센서의 자체 브랜드 '블랙펄'을 만들어 영업 활동을 강화했다. 올 들어 800만~2천만 화소의 중급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였고, 하반기 내로 0.8㎛의 픽셀 크기로 4천800만 화소를 구현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2017년에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로 분사하며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중국 우시 공장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연말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충북 청주에 있는 M8 공장을 중국 우시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중국의 반도체 팹리스 업체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간접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SK하이닉스가 출자한 특수목적회사가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키파운드리)와 청주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SK하이닉스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또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 사이파이브에 투자하기도 했다. 사이파이브는 반도체 설계 기술을 판매하는 회사로,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등도 투자한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 치중된 사업 구조로 인해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메모리 분야도 꾸준히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메모리, 파운드리, 팹리스 등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기업들도 많다"며 "잘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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