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에 이어 대만 웹툰 시장에서도 본격 맞붙는다.
카카오페이지가 대만 지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공략을 예고한 것. 네이버도 두 개로 나눠져 있던 대만 웹툰 플랫폼을 일원화, 화력을 키우고 나섰다. 대만이 중국 진출 전초전 성격임을 고려하면 양 사의 선두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 신의구에 '카카오페이지 타이완'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페이지 타이완은 이르면 올 연말 사업 개시를 목표로 현지 인력 채용에 나선 상태다. 대만 지사장으로는 오명수 전 액토즈소프트/아이덴티티게임즈 부사장이 선임됐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이달 대만에 지사를 설립했다"며 "연말 또는 내년 초 사업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카카오페이지의 해외 공략 확대는 예정됐던 수순. 실제로 올 초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올해를 'K콘텐츠 글로벌 전파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진출에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페이지가 축적한 노하우와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으로 글로벌에서도 유료 콘텐츠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 대만·태국·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진출로 대만 웹툰 시장 1위인 네이버와 한판 승부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네이버는 현재 대만 현지 서비스 개편에 나서는 등 전열을 정비 중이다. 최근 네이버는 대만에서 각각 운영해왔던 '라인웹툰'과 '라인망가'를 라인웹툰으로 일원화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오는 10월 말 일본 만화 플랫폼 '라인망가'의 대만 서비스는 공식 종료된다. 2015년 첫 진출 후 5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셈이다.
대만은 라인이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위해 라인망가의 첫 진출국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일본에서 출시된 라인망가는 '디지털 코믹 스토어'를 통해 일본 출판사 250여 곳의 콘텐츠 43만여 권을 서비스하고 있다. 자체 편집부 및 네이버웹툰 작품 등을 포함해 총 300여 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했다.
네이버가 지난 2014년 해외 시장에 선보인 라인웹툰은 북미 시장을 주요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으로, 대만 웹툰 시장 선두주자다. 웹툰 시장이 동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일본 콘텐츠 위주의 라인망가 보다는 글로벌 콘텐츠를 선보이는 라인웹툰에 힘을 싣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카카오, 대만 웹툰 시장 눈독 왜?
대만은 한국 웹툰 플랫폼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시장 중 하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대만 만화시장은 라인웹툰과 탑툰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미코도 현재 대만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텐센트·웨이보 등 자체 플랫폼에서 만화를 소비하는 중국과 달리, 대만은 해외 플랫폼에 대한 경계가 낮은 편이어서 글로벌 서비스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엔 일본 만화 중심이었으나, 최근엔 한류를 포함해 글로벌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웹툰 플랫폼 글로벌화 전략연구'에 따르면 올해 대만 웹툰 시장 규모는 1천1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이 중 디지털 만화 시장은 전체의 10% 수준으로, 규모는 미미하지만, 연평균 24%에 달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대만은 이동통신 속도가 빠르고 구매력도 높아 디지털 유료 만화 시장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중국 진출 성공을 가늠해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우리 기업이 대만에 주목하는 이유다. 중국(중국어 간체)과 대만(중국어 번체)의 언어 체계가 다소 차이가 있어도 타 언어 대비 번역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대만에서 성공한 콘텐츠는 빠르게 번역해 중국 본토에 선보일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대만은 한류 영향도 매우 높은 데다, 적은 인구수 대비 국민 소득 수준이 높아 유료 시장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웹툰 사업자들도 시장 내 의미 있는 이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어 카카오페이지도 좋은 작품을 론칭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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