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구업계에 '호재'로 작용하며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리하우스를 앞세운 한샘이 업계 '왕자'의 자리를 굳혀나가는 가운데 한샘과 업계 '빅 2'를 형성하는 현대리바트도 무섭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의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천190억 원, 영업이익은 226억 원에 달한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3%, 168.1% 늘어난 수치다.
현대리바트 역시 같은 기간 호실적을 올렸다. 현대리바트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천529억 원, 영업이익은 1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8%, 67.6% 뛰어올랐다.
앞서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반적 경기 침체로 가구업계가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온라인과 인테리어를 기반으로 한 기업-개인간거래(B2C) 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반전'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실제 한샘의 온라인 인테리어 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확대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인테리어 토털 패키지인 '리하우스'의 2분기 판매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201% 늘었다. 리바트도 온라인 부문이 매출을 14.3% 끌어올리며 실적 성장의 선봉에 섰다.
이 같은 실적 성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시적으로 관심이 폭증한 것이 아니라 '집'에 대한 근본적 인식이 전환되고 있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이는 정부가 점점 부동산 매매를 제한하는 방향의 규제를 시행하자 노후 주택에 대한 리모델링 수요 등이 급증한 데 영향을 받았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과 현대리바트는 가구업계에서 B2C 시장을 가장 잘 공략하고 있는 기업들"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사회 문제로 비화하고 규제가 앞으로도 이어져 가구에 대한 B2C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들 기업의 성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가구업계 '빅 2'의 경쟁은 당분간 한샘이 이끌고 현대리바트가 추격하는 국면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샘이 오랜시간 다져놓은 인프라와 인지도를 무기 삼아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토탈 라이프 그룹' 비전의 한 축으로 적극적 지원을 받고 있는 현대리바트가 시장을 잠식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현대리바트는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1천395억 원을 투자해 물류센터 4개 층과 스마트공장을 갖춘 '스마트워크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워크센터가 완공될 경우 생산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지난 2018년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건자재기업 현대L&C와의 시너지 효과도 이룰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바라봤다. 한샘은 온라인 시장에서 대중적 가격의 제품을 중심으로 배송 일자를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는 '내맘배송' 등 배송 역량을 앞세워 매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은 별도 계열사인 한샘넥서스를 통해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반면 현대리바트는 온라인몰을 인테리어 전문몰의 형태로 진화시키는데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미국 홈퍼니싱 브랜드인 '윌리엄스 소노마'를 단독 판매하고 세계 3대 세라믹타일 기업 이탈리아 플로림과 프리미엄 제품 '플로림 스톤'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취득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이들을 한 곳에 모은 온라인 플랫폼 출범도 앞두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샘의 주도권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가구 시장이 단순히 유통망 확충, 가격 경쟁력 확보만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설계에서 시공, 관리 등 전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우수 인력이 기반이 되는 인테리어 사업 부문에서의 경쟁력은 아직 한샘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리바트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적극적 지원 속에 빠르게 시장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후발주자인 것도 사실"이라며 "인력풀, 시장 인지도 등의 강점을 활용해 한샘이 오랜시간 갖춰놓은 시장 지배력을 허물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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