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브라우저 시장 독주를 견제할 기대주로 꼽혔던 파이어폭스(Firefox) 1.0 버전이 19개월 간의 개발 작업 끝에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모질라 재단은 9일 오전 1시(태평양 연안 표준시 기준)부터 파이어폭스 1.0 버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하는 사람은 www.mozilla.org/products/firefox/에서 이 제품을 다운받을 수 있게 됐다.
모질라 재단이 오픈소스 개발 작업을 통해 선보인 파이어폭스는 시험 서비스 기간 동안 다운로드 80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제품. 모질라 재단의 미첼 베이커 사장은 "우리 브라우저가 차츰 주류로 부상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모질라가 9일 오전 선보인 브라우저는 프리뷰 기간 동안 제공됐던 제품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프리뷰 과정을 통해 위력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익스플로러 독주 견제할 수 있을까?
그 유명한 '브라우저 목장의 결투' 이후 이 분야는 사실상 MS의 독주 체제가 계속됐다. 넷스케이프 붕괴 이후 이렇다 할 경쟁 제품이 나오지 못하면서 익스플로러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력을 과시한 때문이다.
브라우저 시장은 현재 익스플로러가 90% 이상 독식하고 있다. 오페라 소프트웨어의 '오페라' 브라우저를 비롯해 애플컴퓨터의 사파리, 모질라 브라우저 등은 MS를 견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파이어폭스가 야심찬 첫 발을 내디디면서 브라우저 시장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파이어폭스는 당장 2005년말까지 시장 점유율 1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업체들이 파이어폭스를 대하는 태도도 이전 브라우저와는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그 동안 익스플로러 버전으로만 내놓았던 검색용 툴바를 파이어폭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이 파이어폭스 기반 웹 브라우저를 내놓는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파이어폭스의 이같은 인기는 최근의 모금 활동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모질라 재단이 뉴욕타임스 전면 광고 자금 마련을 위해 열흘 동안 모금 캠페인을 벌인 결과 25만 달러 이상이 모여든 것. 이는 당초 목표로 햇던 1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 보안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듯
최근 익스플로러의 보안 결함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파이어폭스가 반사 이익을 누릴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어떤 브라우저든 보안 결함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문제는 익스플로러가 해커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익스플로러를 기본 브라우저를 사용하다보니 이 제품을 겨냥한 바이러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MS 측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국토안보부의 컴퓨터 긴급대응팀(CERT)은 올초 익스플로러 대신 다른 브라우저를 쓸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커들의 공격과 스팸메일에 지친 미국 컴퓨터 사용자들은 특히 파이어폭스에 열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행 속도가 빠르고 파일 용량이 4MB 정도로 작아진 것도 파이어폭스의 장점이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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