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NM, JTBC 등 5사가 IPTV에서 별도 제공해온 '월정액 VOD 서비스'를 통합, 단일화한다.
그간 지상파와 종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대형 PP간 치열한 경합을 벌였지만 넷플릭스 등 해외 OTT 사업자 공세가 격화되면서 힘을 한데 모으기로 한 것. 지상파3사와 JTBC, CJ ENM이 손잡은 첫 사례라는 점도 주목된다.
향후 방송사뿐만 아니라 통신사 및 인터넷, 콘텐츠 등 토종 기업들간 연합전선 마련 등에도 촉매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업계 기대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3사와 JTBC, CJ ENM 5사는 IPTV를 대상으로 방송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상품 출시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IPTV를 통해 지상사3사와 JTBC, CJ ENM에 대한 각각의 '월정액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MBC의 '놀면 뭐하니' VOD를 보기 위해서는 단품 구입 또는 '지상파3사 월정액 VOD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고, JTBC의 '부부의 세계'를 보려면 동일하게 단품 또는 'JTBC 월정액 VOD 서비스'에 가입해야 했다. 가령 5개 방송사의 VOD를 무제한 감상하기 위해서는 월 4만9천500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 영향력 확대로 국내 VOD 시장 붕괴 우려가 심각해짐에 따라 방송 5사도 경쟁을 지양하고, 연합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방송 5사는 지난 5월 통합 월정액 VOD 서비스 출시 협의를 완료하고 6월 유료방송 플랫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현재 방송5사와 IPTV 사업자간 통합 월정액 VOD 서비스 가격을 놓고 최종 조율중이다. 일부 변동 가능성은 있으나 가격은 기존 월 4만9천500원 수준의 절반 이하로 예상된다. 월정액 비용이 줄어들면 방송사와 IPTV간 65 대 35 수익공유비율 역시 협의가 필요한 사안. 최종 가격 책정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다만, 방송5사는 VOD 수익이 줄어도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데는 공감하고 있다. 당장의 이익창출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방송콘텐츠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너무 가파르고 콘텐츠 투자 규모가 개별 방송사 단위에서 대응할 수 없을 만큼 커 대응방안이 없는 실정"이라며,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 산업을 모두 장악하기 전에 무슨 대응이라도 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5사가 연합을 꾀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최근 몇년간 광고 수익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이를 IPTV나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시장 VOD 수익 증가로 상쇄해왔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가파른 성장으로 지난해부터 VOD 수익 역시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 특히 매출 비중이 60% 이상인 통합 월정액 가입자 감소세가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5사를 묶은 통합 월정액 VOD 서비스 출시는 당장의 매출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방송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이 국내 일부 신작 콘텐츠와 미드, 영화라면 방송 5사는 국내 인기 신작 드라마는 물론, 넷플릭스에는 서비스되지 않는 인기 예능프로, 과거 명작 콘텐츠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5사는 통신 3사와 협의를 마무리, 3분기 중 통합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보다 단순화되고 저렴한 요금제 하나로 방송 5사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력은 지상파3사와 JTBC, CJ ENM이 연합한 첫 사례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향후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의 OTT '웨이브', CJ ENM과 JTBC 합작법인을 통한 '티빙' 연합 등 K-OTT 통합 플랫폼 마련 등까지 협력이 확대될 수 있어 주목된다.
김문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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