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요금부터 전용 단말기, 서비스 까지 이른바 '역대급'이라 평가한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내놨지만 정작 관련 업계 분위기와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 정책을 반기면서도 보다 획기적인 도매대가 요율 할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도매대가가 추가 인하된 이통 3사는 "부담 된다"는 입장이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도매대가 최소 20% 인하 ▲IoT 데이터 선구매제·다량 구매할인 ▲중소사업자 전파사용료 면제 ▲삼성전자·LG전자 '알뜰폰 전용 단말' 조달 ▲롯데카드·KB국민카드 알뜰폰 전용 카드 출시 등을 포함한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에는 ▲군인특화 요금제 등 알뜰폰 특화 서비스 출시 지원 ▲카카오페이 등 비대면 서비스를 통한 개통 지원 ▲유심 당일 배송 ▲알뜰폰 온·오프라인 정보 제공 서비스 개편·확대 ▲이통사 알뜰폰 '타깃 정책'근절 이행사항 점검 등도 담겼다.
먼저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에 망 이용으로 제공하는 도매대가를 최소 20% 가량 낮추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도매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과 이에 관한 막바지 협상 중으로 인하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재 인하안은 음성, 데이터, 단문 메시지 등 저가 요금상품에 적용되는 종량제(RM)방식 도매대가율은 전년 대비 20% 가량 낮춘다. 현재 RM 대가는 음성 18.43원/분, 데이터 2.95원/MB, 단문 메시지 6.03원/건 수준으로, 이번 20% 인하로 데이터는 2.36원으로 저렴해진다. 지난해 인하율은 음성 17.8%, 데이터 19.2%, 단문 메시지 1.15% 정도였다.
또 중고가 요금상품에 적용되는 수익 배분 방식(RS) 도매대가율도 전년대비 10% 가량 인하할 예정이다. 현행 5G 요금제 RS 도매대가율은 66~75%, LTE는 T플랜요금제 100GB 기준 62.5% 수준이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노력한 것을 안다"면서도 "다만, 현재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들이 자유롭게 요금제를 구성하고 출시하기에는 여전히 비싸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일반 소비자에 제공 중인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 MB당 가격보다 알뜰폰 사업자에 도매로 제공하는 MB당 가격이 비싸다는 설명이다.
가령 SK텔레콤 'T플랜 100GB 요금제'의 경우 SK텔레콤은 이를 6만9천원에 MB당 0.69원에 제공하고 있지만, 알뜰폰은 MB당 3.25원(부가세 포함)로 도매제공해 약 4.7배가량 차기가 난다는 얘기다.
매달 이통 3사에 제공하는 최소사용료 할인 부분도 개선사항으로 지적했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 3사에 도매대가 이외 매월 고정비로 가입자당 1천600원을 제공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 한 대표는 "현재 최소사용료는 미사용 회선에도 부과되고 있는데, 이는 너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이에 대한 인하, 혹은 폐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 최소사용료 감면 요구를 알고 있다"며 "이 부분도 SK텔레콤과 협의하고 있으나, 협회 회원사들이 만족할 수준일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대가 할인 의존 안돼"지적도…이통사도 '부담'호소
그러나 알뜰폰 업계 안에서도 도매대가 요율 할인과 이통사 정책에만 의존하는 현재 알뜰폰 생태계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뜰폰 업계 다른 관계자는 "도매대가 할인 등 금전적 지원책으로 시장 활성를 유도하는 것은 가장 마지막 수단"이라며 "정부의 알뜰폰 취지에 맞게 알뜰폰이 자생력을 갖고 통신시장 '메기'가 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알뜰폰 만이 할 수 있는 특화 사업 분야와 산업,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돕는게 우리가 근본적으로 살아갈 수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 역시 정부 알뜰폰 활성화 취지에는 공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갈수록 높아지는 도매대가 할인 요율에는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이통 3사는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따라 로밍 매출 등이 줄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전 분기부터 지속 하락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도 이통사 고객이고, 상생에도 결코 소극적이지 않다"면서도 "다만 "도매대가 할인 요율 등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