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중공업이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 제제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 업체 A사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현대중공업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7천만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A사는 1975년 설립된 엔진부품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일본수출규제에 대응해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선정된 업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 디젤엔진을 개발했고, 해당 엔진에 사용되는 피스톤을 A사와 협력해 국산화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A사로부터만 피스톤을 공급받다가, 비용절감을 위해 B사에게 피스톤 견적을 요청하고 실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B사의 피스톤에는 미비점이 발견됐고 현대중공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A사의 기술자료를 B사에 제공했다.
현대중공업은 A사에게 작업표준서를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양산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A사에 이원화 진행 사실도 전혀 알리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포괄적으로 기술자료를 요구했다. 이를 제공하지 않을 시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향후 발주물량을 통제할 것이라고 강조해 A사가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도록 하였다.
이원화 완료 이후 A사에게 단가 인하의 압력을 가해 3개월 동안 단가를 약 11% 인하했다. 그러고는 결국 A사와 거래를 단절하고 거래선을 변경했다.
공정위는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하거나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당한 사유로 기술자료를 요구하더라도 반드시 서면 방식을 취하도록 시정명령했다.
또한 공정위는 기술자료를 유용한 행위에 대해 9억7천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해 그동안 부과된 과징금 중 최대 액수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이번 사안에 대해 검찰총장의 요청에 따라 법인 및 임직원을 이미 고발했으며, 이번 결정에 따라 추가 고발 조치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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