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싸이월드에 이어 '도토리'도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한때 하루에 300만개씩 팔릴 정도로 '도토리 열풍'이 불었지만, 싸이월드와 함께 이용자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역사의 뒤안길에 남게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운영하는 네이트는 오는 8월 10일부터 결제수단 명칭을 도토리에서 '네이트캐쉬'로 변경한다.
도토리를 구매할 수 있는 상품권 판매가 종료되고, 충전 표시 단위도 '개'에서 '원'으로 바뀐다. 현재 보유 중인 도토리는 1개당 100원으로 환산돼 네이트캐쉬로 자동 전환될 예정이다.
당초 도토리는 싸이월드에서 쓸 수 있는 전자 화폐로, 미니홈피나 아바타를 꾸미는데 주로 쓰였다. 싸이월드가 이용자 수 3천200만명의 대규모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동안, 도토리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한때 하루 평균 매출액만 3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2006년 SK컴즈 매출액(1천800억원) 중 1천억원은 도토리 판매 수입이기도 했다.
오프라인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도토리 상품권을 판매하거나, 친구 생일선물 및 결혼 축의금으로 도토리를 주고받을 정도로 도토리는 당시 10~20대 사이에서 없어선 안 될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트위터·페이스북 등에 밀려 싸이월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도토리도 점점 잊혀져 갔다. 2010년대 초반엔 해킹으로 인한 도토리 갈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기도 했다.
싸이월드는 2014년 SK컴즈로부터 분사하면서 도토리 대신 '포도알'이란 전자화폐를 발행하기도 했다.
네이트가 오는 8월 결제 수단 명칭을 네이트캐쉬로 변경하면, 추억의 도토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네이트는 2000년대 초반 네이트캐쉬와 도토리를 동시 운영했으나, 도토리 인기에 힘입어 결제수단 명칭을 도토리로 통합한 바 있다. 이로써 십여 년 만에 도토리와 네이트캐쉬의 희비도 갈리게 된 셈이다.
이번 도토리 명칭 변경은 네이트의 서비스 개편 일환이기도 하다. 네이트는 최근 11년 만에 대문자였던 로고를 소문자로 바꿨다. 또 네이트 영화 및 네이트온폰 서비스를 종료하고 추천 뉴스, 네이트tv 등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진행 중이다. 국민 메신저로 불렸던 '네이트온'도 업무용으로 탈바꿈했다.
네이트 관계자는 "네이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강화를 위해 결제수단 명칭을 도토리에서 네이트캐쉬로 변경하기로 했다"며 "보다 유익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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