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착용자가 원하는대로 전기로 근육과 관절을 제어해 일상 활동과 근육 발달을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근육에서 발생하는 근활성 신호에 전기자극을 주어 착용자가 원하는 대로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보행보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원하는 근육 위치에 패치를 붙이고 활동하면 시스템이 사용자의 동작 의도를 파악한 뒤, 자연스럽게 동작을 제어해 자유도가 높고 편한 활동이 가능하다.
우리 몸의 근육은 작은 양의 전류만 줘도 수축하기에 전기를 통해 인위적인 근육의 수축을 유발할 수 있다. 저주파 자극기, EMS 장비, 물리치료기 등이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제품들이다.
기존의 전기자극을 이용한 근육 강화 및 근수축 방식 제품들은 작동 시간과 패턴 등이 이미 프로그래밍 된 대로만 작동한다. 이로 인해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반복 동작만 적용 가능해 효과적인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근육 신호로부터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알아내 사용자별로 적합한 미세한 전기 신호(5~35mA)를 근육에 주어 운동을 보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움직일 때 근육에서 발생하는 신호에서 관절 방향, 동작 세기를 파악하는 동시에 전기 자극으로 근육의 수축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즉, 신체에서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복잡한 근육의 활성 신호로부터 빠르게 동작 의도를 감지한 뒤, 그에 맞는 전기 신호를 보냄으로써 정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보행 등 운동을 보조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신체활동 보조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고령인을 대상으로 하지 근육 8곳에 시스템을 부착한 뒤, 삼육대학교와 위탁연구를 통해 보행 기능 개선을 위한 탐색 임상 시험을 2년간 진행했다.
실험 결과,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신체기능평가 점수가 향상되었고 근육 사용률이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보행속도 증가, 근육량 증가, 지면 반발력이 뚜렷해지면서 보행이 더욱 정상화되는 개선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은 여러 복잡한 근활성 신호 중 자발근 활성신호를 검출하는 정확도를 98%까지 향상시키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면서 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TRI가 개발한 보행보조 시스템은 데이터를 취득하고 연산 및 전기 신호를 지시하는 17x6cm 크기의 패치와 근육신호를 센싱하는 센서 및 전기자극 모듈,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됐다.
현재는 원하는 위치에 부착할 수 있는 전극이 선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향후 상용화 시 무선으로도 가능하다. 무게 또한 배터리를 포함해 약 950g이다. 패치도 레깅스를 입어 가릴 수 있을 정도로 부피가 크지 않다.
신형철 ETRI 신형철 휴먼증강연구실장은 "늘어나는 고령자와 장애인들의 재활을 도와 사회 활동을 증가시키는 데 본 기술이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향후 상용화를 위해 개발한 모듈 경량화와 인공근육과 함께 활용할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문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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