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유통업계가 앞다퉈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선보이고 있다.
PLCC는 유통사가 발급하는 일종의 기업 전용 카드로 해당 기업에 대한 특화 혜택이 다수 담겨 있는 상품이다. 일반적인 혜택을 넘어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업체에서 더 큰 혜택을 받고자 하는 소비 심리가 자리잡으며 이들을 겨냥한 '록인 효과'를 겨냥하겠다는 구상 아래 만들어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달 16일 현대카드와 '스타벅스 전용 PLCC 제휴 협약을 체결했으며 하반기 전용 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업계는 이를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는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는 만큼 일반 제휴카드조차 만들지 않아 왔다. 하지만 PLCC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는 현대카드가 지속적으로 구애한 결과 이번에 첫 제휴 카드를 만들게 됐다.
스타벅스 PLCC는 600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음료를 구매할 때마다 일정 수의 별이 모이면 무료 음료 쿠폰이 제공된다.
앞서 PLCC는 주로 이커머스 업계에서 활용돼 왔다. 이베이코리아가 현대카드와 운영하고 있는 '스마일카드'가 대표적이다. 스마일카드는 실적이나 적립 한도 제한 없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 금액의 최대 2%를 스마일 캐시로 전환해 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출시 2년 만에 회원 수 90만 명을 넘어섰다.
스마일카드는 이베이코리아의 간편결제 서비스 '스마일페이'의 이용률 증가도 불러왔다. 실제 이베이코리아 산하 오픈마켓인 G마켓, 옥션 등에서 스마일카드로 결제한 고객의 99%는 스마일페이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발급으로 인한 포인트 혜택이 일종의 할인으로 인식돼 다수 고객의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성공 사례가 이어지며 PLCC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SSG닷컴은 지난해 현대카드와 손잡고 'SSG닷컴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SSG닷컴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이용 금액에 따라 최대 4%의 신세계 포인트를 적립해주며 적립된 포인트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모든 신세계 포인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또 AK플라자와 갤러리아 백화점도 우리카드와 손잡고 현장 할인, 마일리지 적립 등 혜택을 앞세운 PLCC를 내놓았으며 롯데멤버스, 11번가 등도 신한카드와 함께 PLCC와 유사한 기능의 제휴 카드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통 시장의 구조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PLCC 상품의 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고객이 대규모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고르는 식으로 쇼핑이 진행되던 것과 달리 코로나19 이후 특정 플랫폼을 집중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객을 자사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묶어두는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PLCC가 매력적인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또 카드사와의 협업을 통해 이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도 유리한 점이 있으며, 포화 상태에 빠진 카드업계는 유통사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신규 회원을 창출할 수 있어 PLCC를 매개체로 한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지금은 산하에 다양한 브랜드와 다수 매장을 운영하는 대규모 유통업체 및 이커머스 플랫폼 등으로 PLCC 상품 출시가 집중되고 있지만 추후에는 특정 상권 및 연령대를 겨냥한 소규모의 PLCC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PLCC는 대규모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운영 중인 다양한 매장에서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특수 포인트 카드' 역할을 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카드사에게는 신규 회원 창출에 도움이 되는 만큼 '윈윈(Win-Win)'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PLCC 상품 출시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일부 업체와의 협업만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겨냥한 소규모 PLCC 상품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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