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영국 5G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직면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영국 정부가 5G 이동통신망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에서다.
반면 삼성전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화웨이의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메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이달 14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이 하원에 출석해 이같은 내용의 정부 결정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영국 통신업체들은 올해 말 이후로 화웨이의 5G 장비를 구매할 수 없다. 또한 기존에 설치된 장비는 2027년까지 모두 철수해야 한다.
화웨이의 5G 장비에 대해 '제한적 사용'을 허가하기로 한 당초 결정과 달리 사실상 퇴출을 선언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1월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미국 압박에도 5G 사업에 대한 점유율을 35%로 제한하고, 핵심 부분은 접근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화웨이를 5G 장비 공급자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 제재로 화웨이가 장비 공급에 차질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홍콩보안법 통과로 영국 내 반중 정서가 심화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압박 속에도 상반기에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유럽마저 등을 돌리면서 하반기 실적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 화웨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다우든 장관은 화웨이를 배제하는 대신 삼성전자와 일본 NEC가 참여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NEC의 시장 진입이 수월하도록 무역과 금융 우대조치 등을 포함해 신규진입 기업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삼성전자는 영국 5G 통신망 구축에 참여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9일 영국 하원 위원회에 참석해 영국에 5G 통신망 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묻자 "분명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통신망 장비 공급과 관련해 유럽 사업자들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보다 4G와 5G, 6G와 관련한 투자에 재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분기만 봐도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13.2% 점유율로 4위를 차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2.8%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다른 기업보다 성장세가 컸다.
같은 기간 화웨이의 경우 35.7% 점유율로 1위에 올랐지만, 성장 폭은 0.4%포인트에 그쳤다. 2위인 에릭슨은 24.8%로 1%포인트 올랐고, 3위인 노키아의 경우 15.8%로 4.5%포인트나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전날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을 제공한다는 차세대 6G 비전을 제시하며, 5G에 이어 6G 시대 주도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6G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 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선행연구 조직인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해외연구소,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6G 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화웨이 퇴출이 확대될수록 삼성전자에게는 기회가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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