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대한항공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결국 '최후의 보루'로 남겨뒀던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7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매각가는 1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날 대한항공은 이 같은 내용을 이사회 보고 후 한앤컴퍼니와 매각 업무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실사 등 구체적인 후속 진행사항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해당 사업 부문 직원들의 처우와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노동조합과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알짜사업'으로 꼽히는 기내식·면세품 사업 매각을 결정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 시대에 회사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40조원 규모의 정부 기간산업안정기금 1호 대상자로 결정된 바 있다. 정부는 대한항공에 약 1조원 수준의 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대한항공은 채권단으로부터 1조2천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았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원 조건으로 대한항공이 2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요구했다. 기존에 추진하던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등을 매각해 마련하는 1조원은 물론 유상증자를 통해 수혈하는 자금과 별도로 추가로 2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이 2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취득하는 신주를 내놓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자구안 마련에 실패하면 한진칼이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송현동 부지 매각도 차질을 빚으면서 대한항공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송현동 부지는 매각가가 5천억원 이상으로 평가되지만 서울시가 공원화를 추진하면서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대한항공은 항공산업 정상화를 기다리며 마지막까지 아껴뒀던 기내식·면세품 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또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 이날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1만4천200원으로 확정했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1조1천267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수혈된다.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왕산 마리나 등 부동산 자산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유상증자도 마무리지으면 유동성 우려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기내식·면세품 사업 매각에 이어 항공정비(MRO) 사업도 매각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식·면세품 판매 이외에는 매각에 대해서 검토한 바 없다"면서 "다른 사업 부문을 추가로 매각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