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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토부, "항공업계 추가자금 집행·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연장 검토"


항공산업 위기극복 위한 국회 토론회 개최…공항경제권 형성도 추진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정부가 연말까지 항공업계에 추가적인 유동성 부족이 예상된다며, 추가적인 자금 집행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연장을 검토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론 공항을 중심으로 경제권을 형성해 항공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도 추진한다.

이정희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 과장은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항공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상생방안 마련과 공항경제권 활성화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김교흥 국회의원 주최로 현재 항공업계 위기 상황을 짚어보고 장단기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치권뿐 정부·항공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항공업계 전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지난 5월 국제선 누적 여객 수가 전년동월대비 97.6%나 감소해서다. 특히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좁은 국토와 지리적 특성 상 항공사들의 매출 비중이 국내선 10%, 국제선 90% 정도라 서다.

정일영 의원은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항공산업이 무너지면 수출·비즈니스·관광 등 연관 산업이 모두 문제가 된다"면서 "그런데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이 아직 집행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얘기했다.

김광옥 한국항공협회 본부장은 "항공사 직원들의 생존 문제가 시급하다"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이 9월이 되면 180일이 지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이후 항공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하면 고용유지지원금을 못 받게 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현행 180일로 제한돼 있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을 한시적으로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고용유지지원금도 7~8월 되면 정부 재정이 한계에 도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정희 국토부 과장은 "연말까지 추가적인 유동성 부족이 예상돼 대한항공에 대해 면밀히 보고 있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인수 금액이 지원될 것으로 협의했다"고 답했다.

이어 "LCC(저비용항공사)의 경우 2월에 발표한 지원금 3천억 원 가운데 1천600억 원이 집행된 상태다"면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수합병 상황에 따라 추가적 집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 연장도 고용노동부와 협의 할 뜻을 밝혔다. 이정희 과장은 "현재 항공사와 지상조업사 등 각 회사에서 신청하는 대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집행 중이다"면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끝나는 9월까지도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97% 이상 감소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추가 연장 여부를 고용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금빛 기자]
[황금빛 기자]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항공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방안도 논의됐다. 공항을 단순한 터미널 역할을 하는 곳에서 벗어나 공항경제권으로 형성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여기에는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깔려 있다. 강용규 공항산업기술연구원 원장은 "항공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회복탄력성이 미비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가마다 코로나19 확산 시차가 있어 항공 수요 충격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국내 여객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각국의 여행 통제 완화 여부 보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여행을 가겠다는 의사를 표한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감염에 대한 불안 요소가 상당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 전 세계 전문기관들도 코로나19 이전 수요 회복까지는 2~5년 정도 소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우성 국토연구원 박사도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자료를 보면 세계 경제가 회복하더라도 항공업계 회복에는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해 2~3년 정도 충격이 있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면서 "이에 사업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토론회 참석자들은 공항을 중심으로 한 MRO(항공기 정비, 수리, 분해·조립) 산업 활성화를 제시했다.

강용규 공항산업기술연구원 원장은 "코로나19로 항공산업 체질이 허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항공운송산업에 치중한 결과다"고 지적했다. 항공산업은 크게 항공기 제작산업, 운송산업, 정비산업으로 나뉜다. 항공 제조와 정비 산업은 고용유발효과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데, 그동안 소홀히 해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향후 늘어날 아태지역 항공기 수요를 감안했을 때 항공기 제조와 정비 산업은 한국에게 블루오션이다.

이채영 인천산학융합원 소장은 "아태지역은 가장 큰 항공기 시장인데다 향후 20년 간 항공기 수가 많이 늘어날 지역도 아태지역인데, 이 때문에 MRO 시장도 가장 크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MRO 능력이 최하위인데다 해외 유출이 많다"고 말했다. MRO 산업이 활성화하지 못해 국내 항공기 정비를 해외에 맡기는 비율이 높다보니 외화가 유출되고 있다는 뜻이다.

정일영 의원도 "MRO는 노동집약적 사업이라 청년일자리와 연결되고, 최근 인공국(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에서 보듯 공항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다"면서 "그런데 현재 사천에서만 MRO 사업이 진행 중인데, 인천에서 어느 세월에 항공기가 사천에 가서 정비를 하냐"고 꼬집었다. 인천국제공항에도 MRO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시스]

큰 틀에서 공항도시 개념도 제기됐다. MRO뿐 아니라 각 지역 기능과 산업 등을 연계해 공항 주변 지역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올 3월 일본 하네다 공항이 호텔과 온천, 레스토랑 등 대형 상업시설을 포함한 에어포트 가든을 열고 태국 수완나폼 공항이 7분 거리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개장한 것이 사례다.

정우성 국토연구원 박사는 "지금까지 공항은 물리적 시설에 불과했는데 앞으로 공항은 공항 이용객뿐 아니라 항공사들을 포함한 지역 주민, 지역 산업 생태계도 관심 있게 봐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주민친화적 공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도 "비행기를 타지 않더라도 놀러가서 즐기고 올 수 있는 공항 콘셉트로 가면 지금의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희 국토부 과장은 "공항이 주변 지역 도시와 상생할 수 있는 공항 주변 개발 추진을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라며 "올 11월 시범 공항을 선정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장기적으론 공항 구역 내에서만 개발 가능한 공항시설법에 개발 범위 확대 근거를 마련하고 공사에서 주변 지역까지 개발할 수 있게 사업시행 권한을 부여하는 공사법 개정 등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빛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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