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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조선업계…사업부 통폐합에 희망퇴직·휴업까지


현대重 임원 20% 감축, 한진重 희망퇴직, STX조선 한달간 휴업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조선업계에 또다시 칼바람이 불고 있다. 중형 조선사는 물론 대형 조선사까지 사업부 통폐합, 휴업, 희망퇴직 등 저마다 방식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고정비 절감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46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1%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 물동량 감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심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건조한 선박 모습 [사진=각사]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건조한 선박 모습 [사진=각사]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조선업계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진중공업은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전체 생산직 및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계획된 희망퇴직 규모는 300명대였다. 하지만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이 10%에도 미치지 못하자 희망퇴직 신청일을 1주일 연장해 전날 마감했다.

이번 희망퇴직에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최대 월 기본급 12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인원 목표 미달시 추가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로써 한진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됐다.

STX조선해양은 한달간 휴업에 돌입했다. STX조선 사측이 경영난을 이유로 순환 무급휴직을 연장하자, 노조 측이 이에 반발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결국 STX조선 진해조선소는 지난 17일부터 7월12일까지 약 4주간 가동이 중단됐다.

앞서 STX조선은 지난 2013년 경영난에 처하자 자율협약에 돌입해 자금을 수혈 받았지만,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서 2016년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출자전환, 상환유예 조치 등을 통해 자금난 해소에 나섰다. 사측은 경영난으로 무급휴직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했다.

대형 조선사에도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은 7월 1일부터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부를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통합조직은 지난달 말 조선사업대표로 취임한 이상균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이 맡는다. 임원도 20% 규모로 줄여 조직 슬림화를 통한 경영정상화에 나선다.

이번 조직 통폐합은 해양플랜트사업부문의 높은 고정비 지출로 경영난을 야기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원유 시추 등 해양플랜트 사업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BEP)을 배럴당 60달러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 직원 수는 2018년 대비 452명 감소해 9천486명이 됐다. 정규직은 781명 줄고, 기간제 근로자는 329명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2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타르 LNG선 슬롯계약은 정식 계약이 아니다 보니 실제 발주와 다를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발주가 지연되면서 수주난에 놓인 기업들은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해야만 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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