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현금 충전에 나선 것이 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그동안 떨어졌던 지표를 다시 끌어올리는 수준이어서 금융사로서 이번 증자가 회사의 신용도를 높이는데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적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20일 밝혔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우리은행의 주식 4천만주를 주당 2만5천원씩 총 1조원에 취득했다. 납입일은 지난 17일이었다.
한기평은 "1분기에는 코로나 19 확산에 대비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기업여신이 빠르게 증가했고,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자본비율이 하락했다"며 "유상증자에 따라 우리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0.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버리지배율(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16.0배에서 15.3배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신 지난해 대규모 배당으로 타행 대비 하락한 지표를 다시 회복하는 수준이어서 신용도에 크게 영향을 끼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로 총자본비율은 시중은행 평균 수준으로 상승하겠지만 보통주자본비율은 여전히 시중은행 평균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강화된 바젤III 자본규제와 자산성장추세를 감안할 때 지속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4.8%, 10.7%다. 우수한 수준이지만 시중은행 평균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이뤄진 대규모 배당과 관련이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실시한 중간배당 6천760억원과 지난해 결산배당 6천760억원의 영향으로 자본비율이 소폭 하락한했다.
배당금은 고스란히 우리금융지주로 흘러갔다. 지난해 초 지주사 체계로 전환하면서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100%자회사가 됐기 때문이다. 지주사 출범 초기다보니 은행이 대규모 배당으로 우리금융의 자본 확충에 힘을 보탠 것이다.
한편 이번에 우리은행에 유상증자를 추진한 우리금융지주의 신용도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은 "이번 유상증자로 이중레버리지비율이 4.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지주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은 각각 96.2%, 8.2%로 나타났다.
이효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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