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됐다. 두산중공업 발(發)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신용등급 전망을 감시대상에 등재했다.
나이스신평은 15일 두산그룹 계열사에 대한 정기평가를 시행하고 두산 장기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각각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단기 신용등급도 두산은 A3+에서 A3로, 두산중공업은 A3에서 A3-로, 두산건설은 B에서 B-로 한단계 낮췄다.
아울러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 전망을 '불확실 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먼저 두산중공업은 ▲신규수주 악화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 ▲차입금 증가 등에 따라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설명했다. 자구안 이행 수준에 따라 신용도가 향후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불확실 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3월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이 241.5%, 순차입금의존도 39.1%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유상증자, 주요 계열사 매각,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안에 착수한다.
두산의 신용도 하락 배경에는 두산중공업과의 신용위험 연계성이 높다는 데 있다.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한 데 대가로 두산과 대주주 일가는 3조6천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했다. 여기에 두산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할 배경이어서 재무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장기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했지만 마찬가지로 '불확실 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 자구안 이행 과정에서 관계사 자산을 매입하는 등 재무지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3년 이후 유상증자, 현물출자 등 그룹으로부터 2조2천억원의 재무지원에도 불구하고 재무불안전성이 계속되고 있다. 나이스신평은 "당기순손실 누적으로 열위한 재무안정성·대외신인도가 지속되고 있다"며 "단기화된 차입금 만기구조도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평은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나이스신평은 "최대주주 일가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두산과 두산중공업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자구 계획 이행에 대한 의지가 높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평은 "다만 이번 자구 계획에는 계열사·자산 매각과 같이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 포함됐다"며 "매각금액에 따라 재무개선 효과도 달라질 수 있는 등 현단계에서 신용도 영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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