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기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액화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컬러 감광재에 이어 편광판 사업을 잇달아 매각하면서 지난해부터 진행한 탈(脫)LCD소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LG화학은 중국발 저가공세로 경영난에 처한 LCD 사업을 정리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 고부가 기능성 중심으로 제품 전환에 나선다. 특히 해당 자금을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배터리 투자에 활용함으로써 전지사업을 2024년까지 전체 매출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中 샨샨에 1.3兆 편광판 매각…오창공장, OLED 편광판 마더팩토리 활용
1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중국 화학소재 업체 샨샨(Shanshan)과 1조3천억원에 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하는 내용의 조건부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 통과 혹은 차단을 가능하게 하는 필름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편광판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해 왔다.
먼저 LG화학은 중국에 LCD 편광판 사업지주사 설립을 위해 출자하고 LG화학 중국 남경·광저우, 타이완 법인을 신설 지주사로 편입시킨다. 이후 LG화학은 지주사 지분 30%를 샨샨에 매각(구주매출)한다. 이로써 샨샨과 LG화학은 지주사를 70대 30 비율로 지배한다. 매각액은 7억7천만 달러(9천200억원)다.
LG화학은 중장기적으로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한다. 자동차용 LCD 편광판 등 일부 제품군은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LG화학은 LCD 편광판 사업을 글로벌 최대시장 중국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해 단계적인 사업철수에 나서는 한편, 국내 오창공장을 OLED 편광판 '마더팩토리'로 활용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또한 대형 OLED TV 편광판·봉지필름, 중소형 P-OLED(플라스틱 OLED) 편광판·공정용 보호필름, 그리고 OLED 물질인 발광층·공통층의 R&D를 강화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사업성이 낮은 LCD 소재 사업을 정리하고 배터리 등 신사업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한다. 그동안 LG화학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자 LCD 유리기판과 편광판 사업 매각을 추진해왔다.
◆전지부문, 2024년까지 전체 매출 50% 수준인 31兆 목표
LG화학은 컬러 감광재 사업도 매각했다. LG화학은 지난 2월 중국 요케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과 감광재 사업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충북 청주 일부 생산설비와 지적재산 등을 580억원에 매각했다. 컬러필터 감광재는 LCD에서 색을 표현하는 핵심 소재다.
LG화학은 LCD 유리기판 사업도 철수한 상태다. LG화학은 지난 2012년 유리기판 공급능력 확대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기 파주시에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2천700억원을 투자했고 2014년까지 2년간 총 7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시황 악화로 추가 증설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
이후 LG화학은 유리기판 사업부 매각을 위해 미국 코닝과 개별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LCD에는 유리기판이 두장, OLED 패널에는 한장이 들어간다. 유리기판은 색과 빛이 발생하는 소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LG화학은 매각자금을 배터리 사업 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자동차 전지 설비투자에 3조8천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도 3조원 규모 투자계획을 설정했다. 일각에선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미래사업 투자는 강행하겠다는 것이 신 부회장의 철학이다.
이를 통해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등 3대 핵심축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 기반 성장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까지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의존도를 30%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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