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5조3천600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했다. 코로나19와 1년넘게 지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연구개발비를 더욱 늘렸다. 이 중 상당수는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로, 삼성전자는 향후 지속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8천15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간 늘어난 가운데 연구개발 투자 액수도 따라서 증액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11%였던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는 11.3%로 비율을 늘렸다. 쉽지 않은 사업 환경에서도 연구개발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외적인 경영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나란히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한 자체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사업 환경이 녹록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반도체 수요에 더욱 좋은 제품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성과는 올해도 착착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16GB(기가바이트) 모바일용 D램을 양산하면서 PC용 D램 못지않은 성능 구현에 성공했고, 3월에는 기존 제품보다 읽기·쓰기 속도를 3배 높인 512GB 용량의 스마트폰용 eUFS 3.1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같은 달 업계 최초로 D램에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모듈을 100만개 공급하며 EUV D램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들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에 활발히 뛰어들며 기능을 강화한 SSD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128단 낸드플래시 기반으로 기존 96단 TLC(트리플레벨셀) 제품 대비 원가와 성능 경쟁력을 높인 소비자용 SSD를 내놓았고, 4월에는 SK하이닉스의 자체 개발 컨트롤러를 바탕으로 PCle 4.0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첫 NVMe SSD도 공개했다. 올해부터는 128단 낸드플래시 기반 스마트폰용 메모리카드도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중이다.
양사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양질의 제품 공급으로 위기 속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는 '기초 체력'을 다지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는 양사 대표이사의 발언에서도 그대로 투영된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미래 성장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사업 기술을 선점하겠다"며 "특히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R&D, 생산설비에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정기주주총회에서 "D램과 낸드의 차세대 제품을 연내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고도화된 품질관리를 통해 1등 제품을 만드는 등 업계 최고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국내 업체들은 이미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타 업체들과의 격차를 많이 벌려 놓았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이번 2차 미·중 무역분쟁 역시 위기 상황이지만 그간 연구개발에 전념해 기술 발전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다시 한 번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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