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카드·계좌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업체 페이플의 김현철 대표는 감개가 무량하다. 스타트업을 위한 결제 서비스를 만들겠다며 유력 결제사에서 나와 조그마한 핀테크 회사를 차린 지 1년 만에 신입사원을 채용하게 돼서다.
특히 코리아핀테크위크2020을 통해 채용을 진행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날개를 단 회사가, 금융위원회의 핀테크 박람회를 통해 채용을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규모가 크진 않아도,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이 이뤄진 셈이다.
국내 최대 핀테크 박람회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찾아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박람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비록 지난해와 비교해 현장감은 떨어지지만, 랜선을 타고 전세계에 중계되는 만큼 업계는 더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8일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이 온라인 박람회 형식으로 개최된다.
◆1만명 흥행 돌풍 신화 '랜선 박람회'로 이어간다
코리아핀테크위크는 명실상부 한국 최대 핀테크 종합 박람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해 5월 23일부터 3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던 1회 행사엔 1만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행사에선 5개 핀테크 기업과 투자들간 양해각서가 체결됐는데, 수치로 환산하면 약 300억원 규모였다. 또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취업준비생들에게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실버세대에겐 핀테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올해도 지난해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와 다르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박람회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박람회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 홈페이지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세션은 총 5개로 구성됐다. 오프닝세션에선 은성수 금융위원장, SC그룹 대표, 주한 룩셈부르크 대사 등 국내외 주요 인사의 축사가 예정돼있으며, 특별세션에선 핀테크 분야의 핵심 트렌드인 '개방형 혁신'과 관련된 정책방향, 국내외 산업동향 등 분야별 세미나와 쇼케이스가 진행된다.
전시관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대신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보다 3배 많은 150개의 금융유관기관, 국내외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 등이 참여하며 각사의 디지털 콘텐츠가 전시된다.
지난해 취업 준비생들로부터 많은 성원을 받았던 채용관도 어김없이 운영된다.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 등 35개사가 참여하며, 핀테크 기업 중 일부는 실제 채용까지 코리아핀테크위크 2020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설명회도 각사의 인사담당자들이 맡는다.
'보이스피싱 예방 체험관'은 올해 새로 합류했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유도하고 현명한 대처법과 피해 구제절차, 방지앱·기술 등 소개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체험마당에선 보이스피싱 간접 체험과 대처법을, 기술마당에선 보이스피싱 방지 앱과 기술 등이 소개된다.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퀴즈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제2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작년에 이어 동대문 DDP에서 개최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으로 개최하게 됐다"라며 "온라인 박람회임을 감안하여 폐막 없는 오픈런 형식으로 운영하되, 추후 연사·전시기업 요청 시 일부 콘텐츠는 게재중단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업계, 일제히 기대감…"시간 충분치 않았다" 아쉬움도
업계는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만큼, 시간과 제약에 관계없이 회사 홍보가 가능하며 판촉물을 제작하거나 부스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니 비용도 상당 부분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슈어테크 업체 보맵의 류준우 대표는 "코리아핀테크위크가 온라인으로 진행돼 시공간의 제약 없이 국내외 고객과 기업에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보험업계 역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완결형 비대면 보험 플랫폼을 추구하는 보맵 또한 맞춤형 보장분석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소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핀테크 위크를 통해 비대면 보험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아울러 국내 핀테크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다 덧붙였다.
간편송금 등 복합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국내 대부분의 핀테크 업체가 참여하는 자리로, 토스도 회사 현황과 주요 서비스를 국내외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라며 "채용 페이지를 통해 토스의 일하는 문화화 현재 채용 중인 직군 등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온라인으로 개최하게 됐지만, 온라인의 강점을 잘만 활용하면 전 세계에 한국의 핀테크 산업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1호 지정 업체인 페이플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 처음 회사가 만들어졌을 땐 2명에 불과했지만, 혁신금융서비스 흥행으로 사세가 커지면서 새로운 인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페이플의 '문자 인증방식의 출금 동의를 허용한 온라인 간편결제서비스'를 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바 있다. 계좌송금 이용 시 자동응답시스템(ARS) 없이 문자 인증만으로 출금 동의가 이뤄지도록 하는 서비스다.
김현철 대표는 "계좌이체·신용카드 통합 전자결제 서비스인 페이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리아핀테크위크에 참여하게 됐다"라며 "지난해 12월 투자 유치 후 사세가 커짐에 따라 2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선 채용설명회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전통 금융사도 예열을 마쳤다. 카드사 중 가장 많은 혁신금융서비스를 내놓은 신한카드는 이번 코리아핀테크위크에서 안면결제시스템인 '페이스페이' 리뷰 콘텐츠를 준비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작년 코리아핀테크위크 행사에서 선보인 안면인식 결제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데 이어 상용화까지 이뤄지며 바이오 결제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라며 "올해 행사에선 한양대에 상용화된 페이스페이 리뷰와 함께 무인매장과 페이스페이를 결합한 미래형 유통 결제 모델을 소개하며 미래결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온라인 박람회로의 전환 소식이 조금 더 빨리 전달됐으면, 좀 더 풍부한 콘텐츠를 준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금융위는 지난 4월 1일 코리아핀테크위크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는 정부로서도 통제가 불가능한 재난 상황인 것은 맞지만, 보다 결정 시기가 아쉽다"라며 "보다 통보가 빨랐다면 각 회사들도 보다 풍부한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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