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하는 자금부담을 줄였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유상증자 대신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채무상환자금 1조원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이날 오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국책은행을 통한 1조2천억원의 정부 자금 지원안의 실행을 결의했다.
유상증자 방식은 당초 예상됐던 대로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들고 있는 한진칼은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천억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의 1주당 신주배정주식 수는 0.6616831357주로 줄었고, 한진칼이 배정받는 물량을 소화하는데 필요한 자금도 2천400억원 이하로 줄어들게 됐다.
앞서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마련 방법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다. 한진칼도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도미노 유증을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한진그룹은 한진칼이 유증 대신 자체 자금을 마련해 유증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3자 주주연합 모두 한진칼 유증에 참여할 자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 진에어, 정석기업 등의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유상증자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여부와 자금조달 방안들을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를 14일 오전 개최한다. 구체적인 이사회 결과는 같은 날 오후에 공개될 전망이다.
한편 대한항공의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7천936만5천79주이며, 예상 주당 발행가격은 1만2천600원이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9천595만5천428주에서 1억7천532만507주로 증가하게 된다. 최종 발행가액은 7월 6일 확정될 예정이며, 신주 상장은 7월 29일이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유상증자와 함께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는 1조2천억원 규모의 차입 실행 방안도 논의했다. 항공화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7천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과 주식전환권이 있는 3천억원 규모의 영구채권 발행 등이 결의됐다. 2천억원의 자산담보부 차입도 진행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5천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회사 소유의 자산 매각을 진행하면 최대 3조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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