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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올린 현대차 세대교체…총수로 '정몽구 회장' 유지된 까닭은


"정몽구 회장, 지배력 여전"…회사측 '세대교체론' 선 그어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으며 세대교체가 공식화됐다. 앞서 지난 3월 현대차는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정의선 체제'를 공고히 했다.

다만 매년 5월 초 이뤄졌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대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 지정에 현대차의 총수 변화가 감지됐지만 정몽구 회장으로 유지됐다.

재계 일각에선 정 회장의 건강이 악화해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사실상 세대교체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정위는 정 회장의 지배력이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변경되지 않은 근거로 정 회장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사의 건강소견서 등도 고려해 현대차의 동일인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정몽구 회장의 건강이 악화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사실상 세대교체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정위는 정 회장의 지배력이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정몽구 회장의 건강이 악화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사실상 세대교체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정위는 정 회장의 지배력이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8년 공정위는 삼성과 롯데의 총수를 직권으로 변경했다. 당시 두 그룹의 총수가 변경된 이유로 공정위는 "지분율과 지배적 영향력 요건에서 중대·명백한 사정 변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 임원으로서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80대 고령인 정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을 맡아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키워냈지만 지난 2018년부터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고 공식석상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실제 현대차는 정 회장에 이어 정 수석부회장에게 현대차그룹 지휘봉을 넘기는 움직임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정 회장이 21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정 수석부회장의 승계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져 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사실상 '정의선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적지않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조직문화를 바꾸고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지원업체로 방향을 세웠다.

정 회장이 '책임경영'의 상징인 등기임원에서는 물러났지만 회장 역할은 지속적으로 맡아 그룹 경영의 주요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담당한다고 현대차그룹 측은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미등기임원,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며 일각에서 불거진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초 이른바 '총수'라고 불리는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을 지정한다. 동일인을 지정하는 이유는 기업집단에 어느 계열사까지 포함할지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기업인으로, 이 동일인이 바뀌면 특수관계인의 범위가 바뀌고 그에 따라 기업집단의 범위도 변동이 생긴다. 동일인 지정은 해당 그룹이 신청하면 공정위가 주식 지분과 그룹 경영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대기업 집단과 총수를 정부가 공식인증하는 것 자체가 '낡은 제도'라는 비판이 만만찮다. 특히 새로운 지배구조를 가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1986년부터 이어온 과거의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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