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갑질 회장' 수식어가 붙은 윤재승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자, 대웅제약이 '1조 클럽'에 가입하며 큰 고비를 넘긴 모습이다.
다만 대웅제약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로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오너 갑질이 불거진 대웅제약은 '직원들이 주인이 되는 회사'로 환골탈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은 상습적 폭언과 욕설 등의 갑질을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검사 출신인 윤 회장은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윤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대웅제약은 전승호, 윤재춘 전문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하며 기업 이미지와 실적끌어올리는 두토끼 잡기에 나섰다.
이 결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조52억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6.5% 증가한 실적이다. 영입이익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314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의 고른 성장과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나보타'의 미국 수출 등이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올해에는 나보타의 유럽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치료용 톡신의 글로벌사업에 본격 착수하겠다"면서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중장기적으로 매출과 이익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 상승과 달리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않다. 대웅제약은 대형제약사 중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구완성 NH증권 연구원은 "1분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6.2% 감소한 2천233억원, 영업이익은 77.8% 줄어든 23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며 "애초 알비스(위궤양) 판매금지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했던 넥시움(위식도역류질환)과 가스모틴(속쓰림)이 코로나 19로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부진했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인 나보타(보톡스), 우루사(간 기능)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며 "나보타 균주 출처 관련 소송비용도 약 120억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는 소송비용이 감소하고 나보타 유럽 출시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그는 평가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17억원을 예상한다”며 "매출은 컨센서스에 부합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48% 밑돌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고마진의 알비스 매출이 없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3월 원외처방 매출에 일부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허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1분기 나보타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0% 증가한 126억원으로 추정되는데 나보타 관련 소송비용이 약 130억원이 될 것"이라며 "소송 갈등이 실적과 주가 투자심리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는 6월 5일 ITC(미국국제무역위원회)의 예비판결에서 소송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부진의 원인은 라니티딘 사태로 알비스 매출 감소와 ETC 부문의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실적 부진과 나보타 소 송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 부진이 예상된다"며 "ETC 부문은 코로나19 영향과 알비스 매출 미인식 부분까지 감안시 하이싱글 감소율이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다만 대웅제약의 나보타 미국 ITC 소송은 6월 예비판결 결과 발표 전후로 소송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ETC 부문 성장률도 확진자수 감소에 따라 하반기에 점진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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