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놓고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채권단은 일단 자구안의 실현가능성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두산그룹은 추가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지난 13일에 제출한 두산중공업 자구안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세계 발전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경영난에 처한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오너가 사재출연 및 구조조정 방안 등의 자구안을 요구했다.
두산이 제출한 자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채권단은 자구안 내용이 노출될 경우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을 함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너지분이 높은 두산솔루스와 퓨얼셀 매각,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안, 사재출연, 인력구조조정 등이 담겼을 것으로 내다본다.
채권단은 두산의 자구안에 대해 일단은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두산이 제출한 자구안에는 큰 문제가 없는 만큼 검토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경영정상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4조9천억원 가운데 올해 만기로 돌아오는 차입금은 4조2천억원이다. 당장 급한 것은 오는 27일 만기의 6천억원 규모 외화사채 상환이다. 두산중공업은 당시 지급보증을 섰던 수출입은행에 원화대출로 전환을 요청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5월 4천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상환해야 한다. 두산중공업은 자체 보유현금(3천460억원) 등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크레디트라인 1조원을 통해 올해 상환의무가 발생하는 채권 상환에 나서지만 여전히 2조원 이상이 부족하다.
현재 두산은 두산솔루스 지분 51%(경영권 포함)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산은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와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몸값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두산이 삼성전자와 SK 등 대기업을 상대로 원매자를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두산솔루스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여전히 채권단의 기준에는 못미친다. 시장에서는 두산솔루스의 매각가격을 6천~8천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어서다. 두산중공업이 두산솔루스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두산오너가를 상대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 가능성도 나온다.
일단 두산그룹은 정부에 추가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나섰다.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정부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프로그램을 활용해 각각 1천억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P-CBO는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채권단은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를 오는 27일 전까지 마무리하고 지원방안을 발표할지 아니면 다음달까지 진행하면서 일단 급한 27일 만기 6천억원 규모 회사채 전환을 지원할지 검토 중이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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