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주식시장에는 '증권사 객장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면 꼭지다' 라는 말이 있다. 평소 주식투자를 선호하지 않던 가정주부까지 주식에 뛰어들 정도면 증시에 거품이 많이 낀 상태라는 뜻이다.
최근 주식시장에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증권사 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주식 거래대금도 치솟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 10% 정도는 은행에서 개설된 신규 계좌로 덩달아 크게 증가했다.
은행 고객은 증권사 고객보다 보수적이고 안정지향적인 성격이 강하다. 게다가 최근 증권사 계좌 개설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직접 은행 지점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은 고령층의 비중이 높다. 이런 고객들까지 주식 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움직임을 과거 꼭지장에서의 개인 쏠림에 대입하기에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동안 개인들의 투기적 주식 매매는 주가가 급등하는 강세장에서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개인들이 매수에 나섰다.
또한 예전에는 개인들의 매매동향이 주식시장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모래알처럼 뿔뿔히 흩어져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아무리 '사자'에 나서도 주가는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이 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3월19일 코스피지수가 1439선까지 급락했으나 현재 코스피는 1900선에 육박하고 있다. 지수 반등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닌 개인 투자자들로, 이 기간 개인은 5조6천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6조2천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기관은 1천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동학개미운동'이라고까지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개미들은 주가가 급등하면 중간중간 차익실현에도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피가 1900선에 육박하자 개인은 4천300억원 어치를 털고 빠져나갔다.
과거 몇번의 아픈 경험으로 개인 투자자들에 학습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고, 전문가들이 금융위기 이상의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개미들의 투자 승패를 논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개인 투자자들의 스마트한 모습은 주목해볼 만하다. 이번에는 개미가 이길 수 있을까. 주식시장의 '호구이자 봉'이었던 개미들의 괄목상대할만한 성장을 응원한다.
김다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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