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세계 발전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경영악화에 처한 두산중공업이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다만, 박 회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구안 이행에 더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해소 등의 난제를 풀어할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30일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이사선임의 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임기는 3년이다. 이로써 박 회장은 구조조정 등 자구안 이행을 통한 경영정상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발전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된 데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채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에 처했다. 이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최근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의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자구안 이행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대주주 등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대주주의 고통 분담과 책임이행, 자구노력 등 후속 노력을 강조했다.
이로써 수주부진으로 경영위기에 빠진 두산중공업은 국책은행의 긴급 자금 수혈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하지만 올해 만기로 돌아오는 총 차입금 4조2천억원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강도높은 구조조정 시행을 통해 채권단의 추가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은 이날 자본금 및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한도를 조(兆) 단위로 늘리는 '정관일부 변경의 건'도 원안대로 처리했다. 두산중공업은 발행주식 총수가 기존 4억주에서 20억주로, CB와 BW 발행한도도 기존 5천억원에서 2조원으로 무려 4배 상향 조정했다.
이는 외부 자금 조달 규모를 늘리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CB나 BW는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이자율 등으로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재무구조도 개선된다.
이 밖에도 두산중공업은 또 남익현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이 밖에도 두산중공업은 ▲제57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원안 처리했다. 다만 남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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