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GS그룹이 오는 31일로 LG그룹과의 계열분리하며 홀로서기 15년을 맞는다. GS그룹이 본격 출범한 2005년 3월 31일을 창립기념일로 잡아서다.
GS는 2004년 7월 GS홀딩스를 설립해 LG로부터 계열 분리 작업에 착수했다. 이듬해인 2005년 3월31일 에너지·유통·건설에 주력하는 기업집단으로 출범했다. GS는 지난 15년간 2.9배의 매출 성장을 이뤄내면서 재계 7위의 대그룹이 됐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GS의 탄생은 LG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구인회 창업주 회장과 허만정 회장은 1941년 락희화학공업사를 공동 창업하면 한지붕 두가족의 동업이 시작됐다. 그로부터 구씨 집안은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허씨 집안은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공동경영체제를 60년 넘게 유지해왔다.
GS는 구인회 창업회장의 조카사위인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 허창수 회장을 첫 사령탑으로 앉혔다. 허 회장은 GS그룹 설립 초기부터 15년째 그룹 회장직을 수행하다 지난해 12월 3일 막내동생인 허태수 회장에게 그룹의 경영을 물려주고 물러났다.
그룹의 새 수장이 된 허태수 회장은 지금까지 GS가 내실을 바탕으로 한 안정된 경영을 중시했다면 이제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뉴 GS' 이끌 적임자로 배경된다. 일각에선 허창수 회장 퇴진과 함께 70년대생 오너가(家) 4세 등이 사장단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 회장은 탁월한 글로벌 감각과 리더십, 미래 비전 제시 능력으로 일찌감치 차기 리더로 거론돼왔다고 GS 안팎에선 전했다.
GS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 기업집단 중 자산규모 7위에 올라와 있다. 자산총액은 63조원으로 계열사 수만 69개다. 그룹 매출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정유·화학 분야다. 정유화학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 비중이 20%, 유통이 15% 수준이다.
GS는 현재의 대표 계열사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기준으로 출범 당시인 2005년 매출 23조원, 자산 18조원에서 2018년 말 기준 매출 68조원, 자산 63조원으로 성장했다. 재계 순위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그룹이 첫 발을 내딛은 2005년 12였던 GS그룹은 2007년 8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10위권 안으로 첫 진입했다.
GS는 지속적인 가치성장과 존경 받는 신뢰경영 글로벌 기업의 도약을 통해 가치 선도기업을 지향, 재계 톱5 위상 확보와 미래 성장엔진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첫 공식행사에서 혁신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계열사 CEO 등 100여명과 심포지엄을 연 자리에서 직접 임직원을 대상으로 혁신 마인드를 독려했다. 그가 이런 경영 행보에 나선 배경에는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퍼스트 무버가 되지 않으면 세계시장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게 허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다만 허 회장은 오너 3세 마지막 경영인으로서 그룹 체질개선과 함께 오너 4세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순조롭게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오너 4세들은 이미 '포스트 허태수'를 놓고 각종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시에 물밑에선 (주)GS 주식 매입경쟁에 나섰다.
GS그룹은 오너 가족회의를 통해 경영성과 등을 토대로 차기 회장을 추대해왔다. 허 회장이 오너 3세로서 경영권을 쥐게 된 것은 그만큼 오너 4세들이 경영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오너 4세들은 저마다의 사업성과를 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GS그룹이 4세 경영으로 경영권 전환이 이뤄질 시기에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GS의 '수(秀)'자 항렬의 3세들의 진두지휘 아래 '홍(烘)'자 돌림의 '4대 경영시대'를 열 채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재계 관계자는 "허태수 회장은 그룹 경영과 함께 4세 경영권 이양 작업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며 "GS칼텍스에 남아 있던 허준홍 대표를 삼양통상으로 보낸 것도 각자 사업에서 경영 성과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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