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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용퇴 1년 교촌치킨…소진세號 성장 페달 밟는다


핵심역량 강화·미래 먹거리 발굴 주력…체질개선 발판 해외역량·IPO 추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퇴임한 지 1년을 맞은 교촌치킨이 올해 핵심 사업 역량 강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3월 13일 교촌에프앤비 창립 기념일 행사에서 경영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 6촌 동생인 권순철 전 상무의 갑질 이슈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은 것이다.

당시 권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영 혁신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결정 배경을 밝혔다.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4월부터 소진세 회장이 이끌고 있다. 롯데그룹에 42년 동안 몸 담으며 신동빈 회장의 심복 역할을 했던 소 회장은 친분이 있던 창업주인 권 전 회장과의 인연으로 교촌에 합류했다.

소 회장의 합류 후 교촌은 지난 한 해 동안 내실 강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에 주력했다. 독보적인 업계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소 회장의 경영 신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글로벌시장의 경쟁력 강화다.

소 회장은 가장 먼저 ERP시스템(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 개선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추진했다. ERP는 기업 내 생산, 재무, 인사 등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관리하는 것으로, 업무속도 향상과 관리 효율의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다. 교촌은 ERP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선을 통해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소 회장은 지난해 교촌의 QSC(품질, 서비스, 위생) 강화를 위한 발판을 넓혔다. 이를 위해 본사 인근에 지상1~4층, 연면적 3천719㎡(약 1천125평) 규모의 R&D교육센터를 새로 개관했다. 특히 가맹점 교육시설은 실제 가맹점 환경을 그대로 구현해 더욱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했다. 또 R&D와 QSC 관련 조직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직력을 키웠다.

지난해 4월 소진세 교촌그룹 회장 취임식 [사진=교촌에프앤비]
지난해 4월 소진세 교촌그룹 회장 취임식 [사진=교촌에프앤비]

더불어 소 회장은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와 함께 비효율적인 부문은 과감하게 개선했다. 가맹사업으로 확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외식 브랜드 '담김쌈', '숙성72'를 정리함과 동시에 성과가 부진했던 계열사인 수현에프앤비, 케이씨웨이를 흡수합병했다. 본업인 치킨 사업 역량 강화에 더욱 매진하고, 신사업 도전은 경영 시스템 개선 이후라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 체제에선 경영 투명성 확보와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며 "소 회장이 교촌에 합류한 후 이를 하나씩 정리해 가면서 체질개선이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 회장이 비효율적인 부문들을 개선하고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친 결과 교촌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교촌의 지난해 매출액이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서도 10% 이상 성장해 3천600억 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촌은 업계에서 가장 체계적인 가맹점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제품 브랜드력이 좋아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압도적인 경쟁력 덕분에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당 매출액도 제일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교촌치킨 매장 전경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 매장 전경 [사진=교촌에프앤비]

더불어 교촌은 가맹점들의 매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메뉴 개발에도 앞장 섰다. 최근 직영점을 중심으로 테스트 판매에 들어간 '교촌리얼치킨버거'가 대표적이다. 이는 치킨버거와 치킨을 함께 판매해 빠른 속도로 성장한 '맘스터치'를 의식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교촌 관계자는 "매출액이 늘어나고 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가맹점들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을 염려한 조치"라며 "일단 직영점에서만 시범 출시했지만 손님이 뜸한 낮 시간대 추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사이드 메뉴를 향후 가맹점에 속속 도입함으로써 점당 매출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 3월에는 성장하는 HMR(가정 간편식) 시장을 겨냥해 오픈마켓에 처음으로 '닭갈비 볶음밥'을 선보였다. 또 판로 확대를 위해 올해 안에는 온라인몰도 오픈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교촌은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 왔던 기업공개(IPO)를 올해 하반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촌은 최근 직원들에게 IPO 절차로 여겨지는 우리사주 공모를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부터 교촌이 IPO를 추진해왔지만 자회사 부실, 창업주 친인척 갑질 논란 등으로 계속 미뤄져 왔다"며 "소 회장 부임 이후 성과가 부진했던 계열사를 정리함과 동시에 수익성이 한층 강화되는 등 체질개선에 성공하면서 IPO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차분히 정리했다"고 말했다.

올해 교촌이 IPO에 성공한다면 이는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 사례다. 이를 통해 교촌은 필리핀과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해외 사업을 더 확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교촌 관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지속성장을 위한 체질개선에 많은 힘을 쏟았다"며 "이를 발판으로 올해도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핵심 사업 역량 강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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