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이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자동차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도 미국과 유럽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發) 확산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전 세계 곳곳에 구축한 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자칫 하다간 전 세게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현대차 체코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은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2주간 문을 닫는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체코, 슬로바키아 정부 방침에 적극 동참하고, 직원들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방지, 국경 폐쇄로 인한 물류 영향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럽과 미국의 완성차 공장들도 줄줄이 가동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 국경 폐쇄로 인해 물류 수송에 차질이 생긴 데 따른 결정이다. 또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할 것에 대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독일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은 유럽 대부분의 공장을 2~3주간 폐쇄하기로 했다. 독일을 포함해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스페인공장이 멈추게 됐다.
이탈리아 피아트와 미국 크라이슬러 합작업체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이탈리아 내 피아트·지프·마세라티 생산 공장 6곳과 세르비아, 폴란드의 피아트 공장을 임시 폐쇄한다. 폐쇄 기간은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다.
프랑스 대표 자동차 브랜드인 르노는 16일 프랑스 내 12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운영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푸조, 시트로엥, DS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PSA그룹은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 유럽 전역의 공장을 순차적으로 닫았다. 오는 27일까지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포드는 직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16일부터 20일까지 스페인 발렌시아 동부 지역에 있는 공장을 임시 폐쇄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들은 14일간 격리 조치를 받았다.
북미에 있는 공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포드는 19일부터 30일까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공장을 잠정 폐쇄하며, GM의 경우 오는 30일부터 모든 북미 공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 FCA 역시 미국 공장을 폐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업계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업체들은 물론 협력업체들까지 연쇄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CNBC방송에 따르면 투자사인 RBC캐피털마켓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최대 16%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에서 발생했던 자동차 공장 가동 중단은 코로나19가 글로벌로 확산되며 유럽과 북미에서도 생산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주요 기관에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 전망치를 하향 발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유럽 지역 자동차 공장 중단으로 이어졌다"며 "국내 완성차를 비롯해 현지 OEM들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부품업체들의 경우에는 특히 외형성장세의 일시적 감소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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