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담배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업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집콕' 문화 확산, 신제품 출시 효과, 흡연 문화 변화가 이 같은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 점유율은 지난달 말 기준 13.1%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치다.
업계는 이를 이례적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통 추운 겨울철 전자담배 점유율이 다소 오르는 경향은 있지만 2월까지 점유율 상승이 이어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불거진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등의 악재로 최근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의 점유율 궐련형, 액상형 등 모든 종류의 제품을 합쳐 11.1% 수준이었다. 1분기에는 11.8%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이후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며 4분기에는 10% 초반으로 추락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속 재택근무 등이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내에서 피울 수 있는 담배 제품을 찾고 있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 이상으로 전자담배 점유율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영향으로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문화가 줄어들고, 혼자 실내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전자담배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출시된 전자담배 관련 제품은 액상형 전자담배인 쥴랩스의 '쥴', KT&G의 '릴 베이퍼'를 제외하면 큰 화제를 끌지 못했다. 이들 제품도 출시 초기 순항을 이어갔지만,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하반기부터는 한때 판매가 중단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반면 하반기에는 신제품 출시가 이어졌다. BAT코리아는 8월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글로 센스'를 선보인 데 이어 11월에는 기존 '글로'의 단점을 보완한 '글로 프로'를 출시했다. 업계 1위 필립모리스는 같은 해 10월 '아이코스3 듀오'를 선보였다.
업계는 이들 제품이 출시 당시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 다소 영향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액상형 전자담배와 다른 방식의 제품이라는 것이 알려지며 '전자담배 포비아'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점차 판매량을 늘려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초 KT&G가 '릴 하이브리드 2.0'을 선보이며 신규 사용자를 적극 유입시켰고, 이에 맞서는 업계 경쟁사의 프로모션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전자담배 전체로 확산되며 시장이 타격을 받은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며 "논란이 정리됨과 함께 궐련형 전자담배로 돌아오는 소비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때마침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발생하며 점유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전자담배 점유율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더욱이 담배 냄새에 대한 거부감이 지속적으로 커져 전자담배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업계는 일반담배 시장에서도 담배 냄새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JTI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초기에 '뫼비우스 LBS'를 통해 냄새저감형 일반담배 시장을 열며 점유율 방어에 성공했다. 또 KT&G도 냄새저감 제품인 '에쎄 히말라야'가 지난해 2천370만 갑이 판매되는 호실적을 낸 후 '레종 휘바', '더 원 프레시' 등 관련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빠른 속도로 시장에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일반담배와 유사한 만족감을 주지만 냄새가 훨씬 덜하다는 것"이라며 "담배 냄새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성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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