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핑계를 대고, 불법으로 날치기하는 등 이런 과정을 묵과할 수 없다.""꼼수 안된다. 회의 진행과 관련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상임위원회 중 가장 저조한 법안처리로 '식물 과방위'라는 오명을 쓴 데 이어, 이제 불신 과방위로 전락할 판이다.
국회 과방위는 5일 전체회의를 열고 총 51건의 법안을 각 법안소위에 회부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로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2소위)에서 논의를 확정하지 못한 법안이 전체회의에 직권 상정되면서 여야간 갈등이 증폭됐다.
직권 상정으로 축조심사가 진행된 추가 의결 안건은 소프트웨어(SW) 진흥법과 전자서명법,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국가정보화 기본법 등이다. 여야 이견이 없는 법안이지만 2소위에 계류돼 있던 실검방지법 등과 엮이면서 발목이 잡혀 있었다.
전체희의는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회의 전 과방위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민주주의의 파괴자, 노웅래 과방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을 고발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체회의에는 간사인 김성태 의원(비, 미래통합당)과 윤상직 의원(미래통합당)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통합당은 법안2소위에서 제대로 논의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직권으로 일부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해 축조심사 의결하는데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한 김성태 의원은 "예산안 등 직접 기억하는 것만으도 많은 법안들이 법안소위를 거치지 않고 통과됐다"며, "날치기 금메달 수준"이라며 거친말을 쏟아냈다.
이어 "야당을 무시, 그 이전에는 있을 수 없는 과정을 저지르고 있다"며 "명확하게 항의한다"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노웅래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역시 770여건의 처리 안된 법안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야당의 꼼수를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강행 처리에 의지를 보였다.
노 위원장은 "회의만 연다고 하면 소위를 개최한다는 등 (여당이)꼼수를 부린 것을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과학기술 혁신도 필요하지만 정치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행 절차상 욕먹을 게 있다면, 누군가 욕먹고 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전적으로 (위원장이)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과 김성태 의원 간 실랑이가 길어지면서 결국 김성태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퇴장하기에 이르렀다.
윤상직 의원(미래통합당) 역시 "작년 예산안 통과만 봐도 상식적으로 제대로 된 심의였는가"라 되묻고, "그래서 의사일정이 꼬였고, 상습적으로 반복됐다"고 말한 뒤 김 의원을 따라 퇴장했다.
20대 국회들어 과방위가 여야 의견을 조율하지 못해 거듭 파행,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박선숙 의원(민생당)은 "SW진흥법 등 여야 이견이 없으니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상임위가 그래도 합의를 위해 여야가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질문에 중단했다거나 포기했다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안에는 서로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특정 당에 의해 국회가 좌지우지 되고 토론 자체가 불가능하고, 수백번이나 속았다고 하면, 합의정신만을 말할 수 있는가"라 반문한 뒤 "절차적이거나 문제가 있다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과방위는 결국 미래통합당 의원 전원과 민생당 일부 의원이 불참한 상태에서 51개의 법안을 상정하고, 추가로 직권 상정돼 축조 심사가 이뤄진 12건의 법안을 의결했다. 회의 과정에서 추가로 74건의 법안을 폐기 전 심폐소생을 위해 소위 회부했다.
김문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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