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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人] 허성중 한국닛산 사장, 日불매에 철수설 겹악재


신뢰회복 전에 일본 불매운동 직격탄 이어 경영난 심화에 철수설 솔솔

‘수입차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가 전년대비 11.8% 증가하면서 연간 26만705대로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디젤게이트, 일본 불매 운동에 차량화재 등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도 여전하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마다 명성에 걸맞지 않는 사후 서비스(AS)로 고객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아이뉴스24는 매주 화·목요일자로 <수입차人> 기획을 통해 국내 진출한 수입차 최고경영자(CEO)들의 발걸음을 쫓아가 본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한국닛산을 이끈 지 4년 차에 접어든 허성중 대표이사 사장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 운동으로 국내에서 일본 차가 설 자리를 잃은 것은 물론 '철수설'에 휘말릴 정도로 경영난을 겪고 있어서다.

2017년 2월 취임한 허 사장은 2004년 한국닛산이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선임된 한국인 사장이다. 1974년생으로 수입차업계에서 '젊은 피'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닛산에 한국 시장을 잘 알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던 것이다.

허 사장은 내부에서 발탁된 인물이다. 2005년 한국닛산에 입사해 영업교육을 시작으로 딜러개발, 세일즈, 마케팅 등을 담당했다. 이후 호주·필리핀 등에서 일하며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한국닛산을 이끈 지 4년 차에 접어든 허성중 대표이사 사장이 일본 불매 운동 등으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한국닛산]
한국닛산을 이끈 지 4년 차에 접어든 허성중 대표이사 사장이 일본 불매 운동 등으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한국닛산]

사실 허 사장은 수장으로서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쉽지 않았다. 허 사장은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논란 등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조직을 이끌게 됐다. 전임인 타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사장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사임했는데, 업계에서는 당시 닛산을 둘러싼 논란을 책임지기 위해 물러난 것으로 해석했다.

닛산의 주력 모델인 캐시카이는 2016년 5월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또한 같은 해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의 Q50 차량 역시 연비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나 자발적으로 판매 중단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7~2018년 녹이 슨 신차를 판매한 이른바 '녹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신뢰성에 흠집이 생겼다. 당시 같은 논란에 휩싸였던 혼다와 도요타의 경우 보상안을 내놓는 등 즉각 대처했지만, 닛산의 경우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컸다.

여러 논란이 잠잠해질 때쯤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제품 보이콧'이라는 악재가 터졌다. 자동차의 경우 '일본 차'라는 표식이 명확하게 되기 때문에 불매 운동은 더욱 활발히 이뤄졌다. 특히나 지난해 9월부터 자동차 번호판 앞자리 숫자가 세 자리 수로 바뀌면서 불매 운동 후 일본 차를 구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돼 소비를 더욱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실제 한국닛산의 판매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닛산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2017년 6천285대, 2018년 5천53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3천49대로 전년 대비 39.7%나 급감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회복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올 들어서도 판매량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닛산의 1월 국내 판매량은 59대로 전년 대비 82.7%나 급감했다. 2월에는 전년보다 24.6% 줄어든 267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한국닛산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진=뉴시스]
올 들어 한국닛산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진=뉴시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닛산의 '한국 철수설'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계속 판매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했는데, 한·일 관계 악화로 철수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과 한국의 닛산이 이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수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또한 올 들어 한국닛산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수설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한국닛산은 "사업 효율화와 내실 다지기를 위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며 철수설을 부인했지만, 시장은 의심을 쉽게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본 본사가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만큼 회복이 어려운 시장을 정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지난해 4분기 11년 만에 분기 실적 기준으로 적자를 냈다. 닛산은 지난해 4분기 260억 엔(약 2천861억 원) 순손실을 내며, 전년도(704억 엔, 7천747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적자 전환했다.

수입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이 회복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로 경기까지 좋지 않아 실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닛산 측은 "철수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다음은 허 사장의 프로필이다.

◆1974년 출생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오클라호마 대학교 경영정보시스템 석사 ◆2002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가격&제품 전략팀 ◆2005년 한국닛산, 인피니티 영업교육 ◆2007년 한국닛산 딜러개발 과장 ◆2009년 한국닛산 세일즈 오퍼레이션 과장 ◆2010년 한국닛산, 인피니티 마케팅 과장 ◆2011년 호주닛산, 호주&뉴질랜드 상품기획 매니저 ◆2012년 호주닛산 제품 출시 수석 매니저 ◆2013년 필리핀닛산 마케팅 및 경영기획 총괄 부장 ◆2016년 필리핀닛산 세일즈&마케팅 및 딜러개발 부사장 ◆2017년 한국닛산 대표이사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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