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가장 먼저 날개를 폈던 플라이강원 직원들이 휴직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피하지 못하면서 내린 결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현재 항공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LCC들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이달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인력에 대해 휴직을 결정했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3월과 4월 직원들이 반 씩 나뉘어서 휴직에 들어간다"며 "전 직원이 대상이고 정부의 고용 유지 지원금을 받는다"고 전했다.
플라이강원은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와 함께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은 LCC 가운데 한 곳으로 세 곳 중 가장 먼저 취항에 나섰다.
플라이강원은 앞서 지난해 11월 국내선 양양~제주 정기편 운항을 시작으로 양양발 대만 타이베이와 필리핀 클락 등 국제선 운항에도 나섰다. 하지만 제주 노선은 지난 1월 증편하기로 했다가 한 달 만에 하루 3회에서 주 2~3회로 80% 정도 운항 감편에 들어갔다. 타이베이와 클락 노선 탑승률도 떨어져 이달 임시 휴항에 들어갔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타이베이와 클락 등 국제선은 지금 코로나19 영향으로 그 쪽 입국 자체가 쉬운 상황도 아니고 예약률도 낮고 해서 일단 3월 28일가지 비운항하는 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규 LCC인 에어로케이는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국토부에 항공운항증명(AOC)을 신청한 에어로케이는 현재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안전운항에 필요한 조직, 인력, 시설, 규정 등 적합여부를 검사하는 AOC 검사기간은 약 6개월이다. 플라이강원이 AOC를 발급받기까지도 6개월이 걸린 만큼, 에어로케이는 3월 말이나 4월 초 쯤 AOC 발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빠르면 4월 중순 이후 청주~제주 노선 첫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첫 국제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곳은 대만 타이베이와 일본 나리타다. 일정대로라면 에어로케이도 코로나19 영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4월 중순 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할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전혀 문제가 안 되는데 장기화하면 모르겠다"며 "중국 같은 곳 노선을 신청하려면 기본적으로 비행횟수가 있어야 해서, 4월 중순에 무조건 청주~제주 노선을 띄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에어프레미아는 전날(2일) 객실승무원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현재 항공업계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채용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에어프레미아는 이를 감안해 150여 명을 한꺼번에 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세 번에 나눠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국토부에 AOC 신청을 한 상태다. 6개월이 걸린다면 첫 취항 일정은 올 7~8월쯤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영향은 다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동남아 등에 먼저 취항하고 내년 미국 LA와 실리콘밸리 등에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현재 항공 업황이 어려워 신규 LCC가 쉽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고, 전날(2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국내 LCC 6곳의 사장단이 항공산업 근간이 무너져 내리는 가운데 퇴로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에 조건 없는 긴급 금융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신규 LCC들이 시장 진입을 결정했을 때만 해도 업황이 좋았는데 사실 지금 이 상황에서 업계에 진출한다는 게 타이밍이 좋지 않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진출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희망사항일 수 있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되면 항공업계 여건이 좋아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며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현재 항공업계가 인수합병 등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사실 신규 LCC는 아직 검증도 되지 않아 인수합병 대상이 되기도 어렵다"며 "어려운 항공업계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소멸되거나 파산될 수도 있고, 결국 신규 LCC들도 버티기를 잘 해야 하는데 얼마나 자금력이 있을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금빛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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