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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號 4년 ㊦] 미러클 두산…신사업으로 역전홈런 친다


위기 때마다 나오는 체질개선DNA…유통→중공업에 이어 신수종으로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취임 4주년을 맞이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전지박과 연료전지, 가스터빈 등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 발(發) 유동성 위기가 그룹으로 번지자 전통 중공업 사업 비중을 줄이고 신수종 사업을 대체하겠다는 의도다.

두산은 위기 때마다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왔다. 외환위기 전인 지난 1995년부터 OB맥주, 처음처럼 등 핵심사업이던 유통부문을 매각하고 한국중공업,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해 중공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두산그룹만의 체질개선 DNA가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

◆돌도 지나지 않은 신사업 자회사들의 실적 선방

2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전지박을, 두산퓨얼셀을 통해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그룹의 신사업을 기획·추진하는 지주사 ㈜두산은 지난해 말 인적분할을 통해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 회사를 신설했다.

현재 두산솔루스는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1만톤 규모의 헝가리 전지박 공장을 짓고 있으며 50% 이상 수요처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5만톤 규모의 생산공장 추가 증설을 통해 전지박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계획을 수립했다.

전지박 사업에 올인하는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전지박 수요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는 전지박 수요를 지난해 7만5천톤 규모에서 2025년 97만5천톤으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에 납품 가능성도 있다.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연료전지 [사진=두산퓨얼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연료전지 [사진=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의 연료전지 역시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따라 고성장이 예상된다. 연료전지 시장은 RPS(신재생에너지 전력 공급비중) 의무비율 증가에 따라 지난해 9%에서 2030년 28%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연료전지는 적은 설치면적, 분산 전원이 가능한 친환경에너지로 타 발전원 대비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자회사는 벌써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00억원, 1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 34% 늘어난 금액이다. 두산퓨얼셀은 연간 1조2천억원의 수주를 달성했고 4분기 매출은 54.5% 늘어난 2천212억원,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195억원을 기록했다.

◆박정원 회장, 취임하자마자 CDO 조직 신설…디지털 전환 속도

세계 발전시장의 침체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과 수소사업 추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산학연 지원으로 6년 만에 가스터빈을 독자개발하면서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5번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 보유국에 속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산학연 지원으로 6년 만에 독자개발한 가스터빈 [사진=두산]
두산중공업은 산학연 지원으로 6년 만에 독자개발한 가스터빈 [사진=두산]

발전용 가스터빈은 석탄발전을 대체할 차세대 신재생 발전 동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9월 중으로 시제품을 김포복합화력단지에 설치해 2년간 시험가동 뒤 수출에 나선다. 가스터빈이 상용화되면 2030년까지 10조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수소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창원에 2021년까지 수소액화 플랜트를 EPC(설계·조달·시공) 방식으로 건설한다. 영하 253도에서 액체로 바뀌는 수소의 성질을 이용해 수소를 액화시켜 저장하는 설비다. 이를 통해 하루 0.5t의 액화수소를 만들어 수소 충전소 등에 공급하게 된다.

이 밖에도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2016년 취임 직후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두산인프라코어의 무인 자동화 건설 솔루션 '컨셉트 엑스', 스마트폰을 이용한 두산밥캣의 원격조종 기술 '맥스 컨트롤'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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