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베이코리아가 연매출 1조 클럽 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20여년 만에 맺는 결실이다. 변광윤 대표 체제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이 연 매출 1조 클럽 가입을 앞당겼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변 대표 체제 이후 소비 트렌드에 맞춘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연매출은 변 대표가 취임한 2013년부터 꾸준히 성장해 2015년 7천994억 원, 2016년 8천634억 원, 2017년 9천519억 원, 2018년 9천811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2015년 이후 평균 4~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매출성장률을 기록한 2018년(3%) 수치를 반영해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해마다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무난하게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 대기업은 물론 네이버 등 IT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온라인 쇼핑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베이코리아가 꾸준히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가격 경쟁'에만 치중한 경쟁사들과 달리 소비자의 수요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제조사들과 '공동 기획 상품' 발굴을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섰으며,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반영해 일별 프로모션도 활발히 펼쳤다.
특히 G마켓이 매주 금요일마다 특정 카테고리를 선정해 할인 혜택을 몰아주는 '슈퍼프라이데이' 행사와 옥션이 매주 월요일마다 인기 브랜드사와 제휴를 통해 신제품 및 스테디셀러를 특가에 한정 판매하는 '먼데이옥션' 등은 고객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2017년부터 매년 11월 진행하는 연중 최대 할인행사 '빅스마일데이'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행사에선 총 12일간 누적판매량이 1억 개를 돌파해 업계의 주목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졌지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적자 경영이 난무한 상황"이라며 "이베이코리아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펼쳐 충성 고객을 확보한 것이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5년간의 안정적인 성장 요인은 '스마일 서비스'"라며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오픈마켓으로서 구매회원-판매회원들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는 프리미엄 회원제부터, 메가 프로모션, 결제, 배송, 수령까지 쇼핑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스마일' 브랜드 서비스를 운영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였다.
2017년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선보인 유료 멤버십제 '스마일클럽'은 회원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쇼핑에 특화된 간편결제 '스마일페이'는 지난해 10월 기준 가입자 수 1천450만 명을 넘어섰다. '스마일페이'는 온∙오프라인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으로 제휴처를 확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쇼핑몰들이 많이 이용하는 메이크샵에도 도입됐다.
또 이베이코리아는 2018년 6월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 업계 최초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인 '스마일카드'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카드는 출시 1년 6개월을 맞은 지난해 12월 기준 가입자수 66만 명을 돌파했다.
이베이코리아가 2016년 9월 론칭한 무인택배함서비스 '스마일박스' 역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편의점, 대학교 기숙사, 주유소와 수퍼마켓 등 지속적으로 '스마일박스' 운영 및 제휴처를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꼽히는 것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풀필먼트 플랫폼 서비스 '스마일배송'이다. 기존의 풀필먼트 사업이 제조사의 재고를 직매입해 구매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스마일배송'은 판매고객들의 물류 애로사항을 돕기 위해 고안된 방식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판매 고객은 상품 제고의 보관-작업-배송-CS대응으로 이어지는 풀필먼트의 전 과정을 '스마일배송'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쉽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특히 중소 판매자의 자금 회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판매 대금 정산이 주문 다음날 바로 이루어져 직사입에 비해 현저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일배송은 운영 효율이 매우 좋은 물류로, 유의미한 유료회원을 확보한 로열티 프로그램 스마일클럽과 함께 시너지를 낼 예정"이라며 "올해 초 풀 가동에 들어간 동탄 물류센터를 통해 '스마일배송'의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매출 성장에 비해 수익성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이베이코리아의 고민거리다. 영업이익은 2015년 801억 원, 2016년 670억 원, 2017년 623억 원, 2018년 485억 원 등으로 4년간 감소했다. 특히 2018년에는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등 주요 지출을 줄였음에도 이익 개선에 실패했으며, 지난해에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영업이익은 다소 떨어졌을 것으로 업계선 보고 있다.
여기에 본사 실적의 악화도 이베이코리아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영국 이베이의 모회사는 미국 이베이로, 이곳은 최근 아마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베이코리아가 주식회사에서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것을 두고 미국 이베이의 부진 영향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이베이 본사가 부진을 털고자 최근 몇 년간 한국법인의 자금을 회수했던 것과 함께 한국법인의 수익성 하락이 공개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이 같이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외부 감사와 경영실적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했다고 해서 사업 실적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아니다"며 "적절한 시기에 매출을 비롯한 실적 정보는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일클럽, 페이, 카드는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로열티 마케팅을 통한 락인(lock-in) 효과를 증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스마일' 브랜드 서비스를 고도화 해 고객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성장세를 지속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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