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KT&G가 호(好)실적을 앞세워 '글로벌 빅 4' 담배기업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특히 최근 제휴를 맺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이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본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9천657억 원, 영업이익 1조3천81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18년 대비 각각 11.1%, 10.1% 증가한 수치다.
◆냄새저감 등 차별화된 궐련 담배 신제품 출시 통해 시장 입지 '탄탄'
KT&G는 담배 사업에서 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자회사 KGC인삼공사를 제외한 매출은 2018년 대비 12.1% 늘어난 2조9천42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4.2% 개선된 1조1천472억 원에 달했다.
또 지난해 국내 궐련 담배 시장 규모가 2018년 대비 2% 줄어든 639억 개비에 머물렀음에도 오히려 0.5% 증가한 406억 개비 판매를 기록하며 일반담배 시장 점유율(63.5%)도 높였다.
해외 시장 담배 판매량은 2018년 대비 3.6% 역신장한 428억 개비를 기록했지만, 매출 8천435억 원을 기록하며 8.9% 성장을 기록했다. 유통망 확대, 제품 경쟁력 제고, 신제품 출시 등 시장 공략 전략이 먹혀들며 미국, 인도네시아 등 주요 해외법인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KT&G는 이 같은 호실적에 대해 '냄새 저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적극적으로 응답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KT&G는 지난해 4월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 8월 '레종 휘바', 11월 '레종 프렌치 끌레오' 등 냄새 저감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는 출시 4개월 만에 1천만 갑이 판매되며 전자담배 출시 이후 궐련 담배 시장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KT&G 관계자는 "신시장에서의 수익성 개선, 환율 상승 등 기저효과가 있어 연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업계 "PMI 영향력 높은 일본 시장 내 성장 기대할 만할 것"
업계는 이 같은 KT&G의 목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1위 담배제조사 PMI와 손잡고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PMI의 '아이코스' 브랜드로 해외 수출하게 된 만큼, PMI가 큰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약 80억 달러에 달해 세계 최고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또 PMI는 일본 시장에서 지난해 '아이코스'용 궐련 '히츠' 판매량을 42% 가량 끌어올리며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KT&G의 '릴'이 '릴 아이코스' 브랜드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경우 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KT&G는 이미 블랙잭, 에쎄 체인지 등을 일본 시장에 공급하고 있지만,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심리 등 악재 속에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PMI의 협업이 일본 시장에서 KT&G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자연스럽게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KT&G도 PMI와의 협업이 일본 시장 공략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임왕섭 KT&G NGP 사업단장은 지난 12일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일본 진출을 위해 시장에 들어가는 첫 해 비용이 유통에만 1천억 원에 달하는데, 이 같은 요소를 고려하면 PMI와의 계약이 시장 공략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글로벌 역량이 PMI보다 낮은 KT&G가 경쟁력을 키운 후 독자 진출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리라 바라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T&G "올해 진출 국가 수 20개 이상 늘려 100개국 수출할 것"
KT&G는 이 같은 호실적과 호재를 바탕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 '글로벌 4위 담배제조사'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경영 목표 또한 매출 11% 증가, 영업이익 0.9%를 잡은 것에 비해 해외 시장에서는 이보다 높은 13.4% 신장된 9천566억 원을 목표로 했다.
다만 일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보다는 PMI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다양한 국가로의 진출을 도모해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현재 진출해 있는 80여개 국가를 넘어 100개 국가에 일반 및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을 수출하는 진정한 글로벌 담배제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KT&G 관계자는 "PMI와의 협약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일본 시장 공략 전략 등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지만, 넓은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올해는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아, 연중 진출 해외 국가 수를 100여 개 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PMI와 협약을 체결하며 입증된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 기술력 및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담은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담배 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빅 4'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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