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황금빛 기자] 한진가(家) '남매의 난'이 또 하나의 분수령을 맞았다. 지난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주주 친화 정책을 쏟아내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반격의 칼을 빼들었다.
조 부사장은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과 함께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3자 연합)이 내달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한진칼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3자 연합은 사내이사 4명(기타 비상무이사 1명 포함)과 사외이사 4명 후보를 제안했다.
이들이 제안한 이사진 후보 중 사내이사 후보는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김신배 의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기타 비상무이사) 등 4명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제안했다.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과 외부전문가들로 한진칼 이사진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3자 연합은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주총에서 선임을 제안할 이사들은 한진그룹의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은 분들로서 참신성과 청렴성을 겸비한 전문가들이다"며 "새로운 전문경영인들의 경영을 통해 한진그룹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고 더욱 성장·발전할 수 있는 길로 들어설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주연합은 한진칼이 대주주 중심 경영에서 벗어나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주주연합은 "이를 위해 이사의 자격요건과 관련해 현행 법규보다 더 강화한 청렴성 요건을 추가하고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분리해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는 것으로 했다"며 "아울러 회사의 ESG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위원회, 준법감시·윤리경영위원회, 환경·사회공헌위원회 등 위원회들을 추가로 신설하는 규정을 정관에 둬 사외이사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올해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상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의 성별 다양성 확보 규정을 한진칼의 정관 변경안에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성별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 권익을 강화하는 안건들을 제안했다. 주주연합은 "한진칼의 정관 변경안에 전자투표제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등을 정관에 명시했다"며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보상위원회의 의무적 설치 규정을 정관에 둬 주주들이 경영진의 보수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주주 추천 이사 후보 등을 비롯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서면서 조 회장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3자 연합 측 주주 제안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까지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어느때보다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국민연금의 한진칼 지분율은 2.9%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3.45%보다 0.55%포인트 낮은 수치다. 지난해 6월 말 국정감사에서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3.45%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표 대결에서 국민연금이 미치는 영향력도 같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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