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해 이어 또다시 단기 희망휴직제도를 꺼내들었다. 항공업황 부진으로 인한 비상경영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항공업계는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으로 고초를 겪은데 이어 올해는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6일까지 객실승무원 대상으로 자발적인 의사에 한해 한달간 연차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객실승무원으로 300명으로 제한된다. 150명은 잔여휴가 과다자를 우선 고려되고 그외 인원은 신청자에 한해 무작위로 선정된다. 기간은 3월1일부터 31일까지 1개월이다.
대한항공 내 장기휴직 제도가 있지만, 기간이 길어 제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1개월의 단기 무급휴직을 사용하도록 해 인건비 절감 효과를 노린다는 것.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0월에도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한 바 있다.
무급휴직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이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15년 이상 근속한 50세 이상 직원의 자발적인 의사에 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일반직과 객실승무원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실시한 정기인사에서 회장을 포함한 임원 수를 108명에서 79명으로 27% 줄였다.
또한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조직 체계도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다. 국내선에선 공항 일반석 카운터를 없앴다. 고객들에겐 인터넷·모바일이나 무인 발권기를 활용하도록 했다. 공항 상주 인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실적 악화 여파로 단기 희망휴직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한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천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6.4% 감소했다. 매출액은 12조3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2.8%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5천708억원으로 지난해 1천74억원에 적자를 지속했다.
대한항공은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갈등,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과 환율 상승 등으로 비용 증가와 단거리 노선 수요 감소에도 중·장거리 수요 유치 노력과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 탄력적인 화물 노선 운영 등을 통해 영업이익에서 흑자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 올해도 어려운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한 기반 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업계 '맏형' 격인 대한항공이 잇따라 무급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에 돌입하면서 항공업계 전체가 비상경영의 늪으로 빠져들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매각이 결정된 후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등을 실시 중이다. 제주항공을 포함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희망 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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