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순탄해보였던 더케이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더케이손보 노조가 고용 안정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는데다 최근 신용등급도 하향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하나금융지주가 해외 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DLF)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는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보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은 새로운 고용안정협약을 제시했고 더케이손보 노조가 이를 검토 중인 상태다. 당초 하나금융과 교직원공제회(교공)의 주식매매 계약 체결은 지난달 안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노조의 반발에 무산된 바 있다.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 인수에 나선 이유는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계열사 중 손해보험사가 없기에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디지털 손보사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용안정협약과 관련해 노조가 반발하면서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달 16일 교공과 더케이손보 노조는 매각 전 고용안정협약안의 합의를 진행했지만 이후 하나금융이 합의 조건을 삭제했기 때문이다.
당초 고용안정협약에는 인력이동이 수반되는 외주화와 정리해고 및 희망퇴직을 실시할 경우 노사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하나금융 측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디지털 손보사로 육성하려는 계획이기에 향후 인력 축소 및 외주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케이손보의 신용등급도 하락하면서 인수 가치가 재평가될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신용평가는 수시평가를 통해 더케이손보의 신용등급을 A등급에서 A-로 하향시켰다.
더케이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69.15%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당국의 권고치인 150%에 근접해진 상태다. 수익성 부문에서도 2018년 10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111억원의 적자를 냈다. 자산운용수익률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57%까지 떨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더케이손보 매각 작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하나금융이 인수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더케이손보가 노조 반발과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재가 있는데다 하나금융도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하는 등 악재들이 겹친 상태다"라며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에 매각 작업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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