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영국의 AI 반도체 기업인 그래프코어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AI 반도체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그래프코어는 이달 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지사 설립과 함께 강민우 루브릭 전 한국 지사장을 그래프코어 한국 지사장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강 지사장은 데이터도메인 이사, 한국블랙아이옵스 지사장,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래프코어는 지난 2016년 설립된 영국 반도체 업체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에 지사를 두고 있고 이번에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했다. 독자 설계로 만든 '콜로서스 IPU(지능처리장치)'로 전세계에서 주목받는 유망 업체다.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델 등 유수의 IT업체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투자받은 총 금액이 3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삼성의 투자가 저희가 여기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콜로서스 IPU는 기존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달리 프로세서에 직접 메모리를 배치한다. 학습·추론 모델을 메모리에 적재한 후 바로 연산할 수 있게 돼 연산 속도를 크게 높였다. 그래프코어는 특히 딥러닝의 핵심 기술인 자연어 처리에서 IPU가 기존 CPU, GPU에 비해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프코어의 '콜로서스 'IPU'는 1천216개의 병렬코어로 구성됐고, 각 코어마다 프로세서 내 메모리 타일을 탑재했다. 이를 바탕으로 코어당 100기가플롭스(GFLPOS·초당 10억 부동 소수점을 연산할 수 있는 성능)의 연산속도를 구현하며 7천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병렬 실행할 수 있다. 1천216개의 코어가 내는 연산속도는 150와트에서 125테라플롭스(TFLOPS·초당 12.5조 부동 소수점을 연산할 수 있는 성능)에 달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파브리스 모이잔 총괄부사장은 "CPU는 전력을 많이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고, GPU는 머신러닝 처리에 있어 훌륭하지만 아무래도 그래픽 처리 쪽으로 많이 치우쳐 인텔리전스 부분을 처리하는 데에는 제한 요소가 있다"며 "IPU를 설계할 때 향후 머신러닝, 딥러닝에 있어 겪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파브리스 총괄부사장은 "TCO(총소유비용) 측면에서는 IPU가 GPU 대비 데이터센터에서 머신러닝 학습 시간과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성능은 물론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월등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능에 주목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클라우드 인프라 '애저'에 그래프코어의 IPU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프코어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겠다는 각오다. 강민우 지사장은 "AI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공공기관을 비롯해 주요 기업과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등에서 필요한 AI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한 컴퓨팅 시스템에 IPU를 공급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 고객들의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최적의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조직 확대 및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기존 AI 학습 시장을 쥐고 있는 GPU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파브리스 총괄부사장은 "한국은 5G(5세대 이동통신) 등 혁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등 상당히 흥미로운 시장"이라며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 혁신을 만들어가는 기업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들이 그래프코어의 혁신 기술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선훈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