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올해 연구 슬로건으로 '건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보험산업이 위기에 처한 이유로 기존 사업모형 관행 유지를 꼽고 이를 개선해 보험시장의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보험연구원은 서울 여의도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연구원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보험산업은 양적인 측면에서는 성장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불완전판매 비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완전판매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는 계약유지율은 일본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장기금리 1%대 이하의 초저금리가 고착될 수 있다. 저금리 환경이 심화 및 지속될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은 하락하고 건전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향후 도입이 예정된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자본규제는 보험산업의 저금리 대응 필요성을 더욱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의료보험은 손해율 상승으로 지속 가능성 이슈가 제기되고 있고, 자동차보험은 3~4년 주기로 손해율 상승→제도 개선→보험료 인상→손해율 하락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보험산업 수입(원수)보험료는 2017년부터 2년 연속 역성장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보험산업 전체의 자기자본이익률은 5.95%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6% 이하를 기록했다.
안 원장은 "현재 보험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과거 성장을 주도한 기존 사업모형의 관행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질보다는 외형 성장과 단기 목표에 몰두하는 경영자 인식이 건재해 있고, 건전성 감독이 신상품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올해 연구 슬로건으로 건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소비자의 니드를 충족하는 상품이 적시에 시장에 공급되는 가운데 소비자의 위험이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돼 보험사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감독자는 그 경쟁에서 뒤처지는 회사의 질서있는 퇴출을 유도함으로써 공정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에게 부과된 보험료가 과도하지 않도록 보험시장의 선순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한 보험생태계 재구축을 위해 보험연구원은 먼저 사업모형 혁신에 주목한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코로나바이러스 등 환경변화에 따른 신종위험에 대응한 민간보험산업의 대응과 상품 및 채널 구조 개선과 관련해 디지털 혁신과 모럴 해저드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둘째로 시장기능 강화에 주목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보험사의 위험관리 강화를 우선으로 하는 자본규제와 소비자 보호와 시장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예금보험제도를 점검하고, 영업행위와 관련된 소비자보호 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셋째로 보험연구원의 연구가 보험현장과 괴리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CPC(Customer-Product-Channel)연구센터’를 만들어 연구원이 시장, 학계, 정책당국과 함께 현장에서 필요한 개선방안을 찾는데 힘쓸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보험산업의 위상 제고는 물론 보험연구원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글로벌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외 컨퍼런스 및 학회 발표나 토론을 통해 연구원의 참여를 확대하고, 글로벌 세미나와 워크숍 개최를 통해 글로벌 외연을 확대할 예정이다.
안 원장은 "앞으로도 보험연구원은 수동적이고 무난한 유관기관이 아니라 시장 및 경영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보험산업의 싱크탱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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