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서민지 기자] 한진그룹 '남매의 난'이 점점 격화되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진칼 경영권 분쟁 관련 전선이 뚜렷해졌다.
3자 연합과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다른 오너 일가인 조 회장, 이 고문, 조 전무 등이 이에 맞서는 형국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월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는 양자 간 표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날 입장문에서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 참석 지분은 총 77.18%다. 전년 수준 주총 참석 지분율을 가정할 경우 의결권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전체 지분 중 최소 38.59% 지분 지지를 얻어야 한다. 양자가 각자 보유한 지분율에 6% 넘는 추가 지지를 얻어야 표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KCGI의 경영참가 선언 이후 한진칼에 대한 주주 관심이 뜨거워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총 참석 지분율이 추가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얻어야 할 우호 지분율은 더 올라간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안건으로 오르는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3월 말 열릴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인정된 반도건설 지분은 8.20%다. KCGI와 반도건설,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을 더하면 32.06%이다.
조 회장은 이 고문, 조 전무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델타항공 지분 등을 더한 32.45%로 이들의 지분 차이는 0.39%포인트에 불과하다.
또다른 캐스팅보트를 쥔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3.45%), 카카오(1.00%) 등이 있다. 이 밖에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6일 기준 한진칼 지분 12.14%를 보유한 외국인투자자 표심도 주요 변수다.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주총에서 고 조 전 회장의 이사직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한진 오너 일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며 "당시 국민연금은 한진칼 주총에서 ‘이사의 자격’에 대한 주주제안을 했으나 부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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