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LG화학 전지사업본부가 2019년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1년 전 지급 받았던 2018년 경영 성과급 500%가 사실상 0%로 전락한 셈이다.
지난해 전지사업이 4천5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다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격려금 형태로 1인당 50만원씩 지급키로 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전지·첨단소재사업본부 오창·청주 노사는 최근 협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안건에 합의했다. 사측은 지난해 경영실적 악화로 첨단소재사업축소, 전지사업부의 대규모 적자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마라톤 협상에 돌입했고 결국 5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특별격려금 지급 시기는 오는 5일이다. 세금을 공제할 경우 실수령액은 대략 30만원 후반에 그칠 전망이다.
앞서 전지사업본부는 지난해 초 2018년 경영성과를 인정 받아 평균 500%의 성과급을 받았다. 영업이익 규모가 10배 이상인 석유화학(300%)보다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내부 불만이 나왔다. 회사 측은 2018년 4분기 사상 첫 흑자전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배터리 사업 인력유출 해결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다. LG화학이 지난해 전 사업부문의 부진으로 인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면서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사고 여파로 지난해 4분기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지사업은 4천54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석유화학사업본부 역시 성과급 규모가 줄었다. 여수·대산 노사는 2019년 경영성과급으로 평균 100% 지급에 합의했다. 2018년 성과급 300%와 비교해 200%포인트 감소했다. 석유화학사업은 주요제품 스프레드 악화로 역성장했다. 지난해 석유화학 영업이익은 30.2% 감소한 1조4천178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부채비율이 2018년 말 기준 67.1%에서 지난해 말 기준 95.7%로 무려 28.6% 포인트 증가했다. 차입금은 2017년 3조400억원에서 2018년 5조3천200억원, 지난해 8조4천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차입금비율도 16%에서 37.4%로 증가했다.
재무부담이 늘어나면서 신용등급도 강등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LG화학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차입금 규모가 과중할뿐더러 석유화학 업황 둔화가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와 석유화학부문에서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 등으로 실적회복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EV(전기차)는 올해 BEP(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하고 올해 실적개선과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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