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항공업계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던 대한항공마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일각에선 지난해 4분기 항공사들은 모두 적자를 기록,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급 과잉에 따른 출혈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 일본 노선 부진으로 실적이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5억 원이다. 하지만 올 들어 증권사들이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대한항공이 200억~3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예상보다 좋지 않은 업황이 이어지자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96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하지만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6% 급감한 수준이었다.
적자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893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외에도 진에어(-305억 원), 제주항공(-408억 원), 티웨이항공(-254억 원), 에어부산(-259억 원) 등이 적자가 예상된다.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 시위 등으로 단거리 노선이 부진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화물 부문 역시 운임 하락을 동반한 물동량 감소세가 이어졌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견조한 장거리 여객 수요로 국제선 수송은 전년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일본, 홍콩 노선 부진과 동남아, 중국 노선 경쟁 심화로 국제선 여객 운임은 전년 대비 6.5% 하락할 전망"이라며 "화물 수송도 전분기보다는 하락 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지속했으며, 화물 운임의 경우 전 분기보다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동남아와 중국 노선이 전년 대비 각각 21.1%, 31.9% 성장했지만, 일본 노선 여객 감소 폭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고수익 일본 노선 매출 감소와 동남아를 비롯한 타 노선 공급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로 전반적인 여객 운임 하락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도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일 관계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우한 폐렴'으로 중국 노선에도 차질이 생긴 상태다. 현재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국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또한 신규 진입하는 항공사들로 인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플라이강원이 취항한 데 이어 올해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김영호 연구원은 "여객 수요 회복은 일본 보이콧 영향이 완화되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시장 진입으로 인해 운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화물 부문 턴어라운드 역시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상반기 내에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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